[동해서 잇단 지진] 4년만에 가장 강한 4.5 발생···추가 지진은 '예측 불가'
3주 새 같은 해역서 35차례 지진 전조
원인은 '역단층 운동'···단층 조사 아직
정보 부족해 추가 지진 규모 예측 불가
행안부, 지진위기경보 단계 상향 대응
소규모 지진이 이어지던 강원도 동해시에서 올해 들어 가장 강한 4.5 규모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역은 지난 3주 사이 크고 작은 지진이 35차례 발생하는 등 강진 전조가 있었던 곳이다. 정부는 지진 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한 단계 상향해 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지진을 일으킨 단층에 대한 정보가 없어 추가 지진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27분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한 뒤 오전 8시 6분 규모 1.8의 여진이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는 31㎞로 추정됐다. 이 지진으로 강원·경북 지역에서는 진도 3 정도의 흔들림이 있었다. 이는 실내나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정차한 차가 흔들리는 정도의 크기다.
강원도소방본부에는 지진으로 인한 신고가 18건 접수됐으나 별도의 인명·재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 지역에서도 진도 2 수준의 흔들림이 탐지됐으나 조용한 곳에 있거나 건물 위층에 있는 소수의 사람만이 진동을 느끼는 정도였다.
기상청은 지진이 발생한 지 10초 만인 오전 6시 27분 37초에 최초로 지진을 관측했고 이후 6초 만에 강원도 전역에 긴급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당시에는 속도가 가장 빠른 지진파인 ‘P파’만을 토대로 지진을 관측해 지진 규모가 4.0인 것으로 파악됐으나 추가 분석을 거친 후 규모가 4.5로 상향 조정됐다.
이날 지진은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 지진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컸다. 특히 동해에서 규모 4.5 이상 지진이 발생한 것은 2019년 4월 19일 규모 4.3 지진 이후 약 4년 만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4년 전에 발생한 지진과 발생 위치가 가깝고 단층 모양도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이번 지진이 발생한 동해 해역에서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3주 사이에 모두 36차례(규모 2.0 미만 미소지진 포함)의 연속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경보가 발령되는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13차례 있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앞서 35차례 발생한 연속 지진과 오늘 발생한 지진이 같은 단층대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현재까지는 앞선 지진이 이번 지진에 대한 전조 현상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향후 더 큰 지진이 발생한다면 오늘 발생한 지진도 전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역단층 운동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각판의 경계에서 한쪽 판이 다른 판 아래로 파고들어 지진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다만 현재까지 해당 해역에 대한 단층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추가 지진 발생 및 규모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지진이란 단층이 깨지거나 뒤틀리면서 지층에 축적된 응력이 해소되는 현상을 말하는데 단층 정보가 없으니 이번 지진으로 응력이 전부 해소됐는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이에 기상청은 지난해부터 해역에서 발생하는 지진 등에 대한 단층 조사를 위해 해저에 이동식 지진계를 설치했다. 조만간 바다 아래 설치해뒀던 지진계를 수거해 분석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동해 해역 좁은 반경에서 짧은 기간 지진이 자주 발생하면서 행정안전부는 지진 위기 경보 단계를 기존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했다. 또 지진 비상 대응반을 운영하고 기상청과 소방 등 관련 기관 간의 협조 체계를 가동했다. 기상청 역시 12일에 이어 이날 두 차례 지진 전문가 회의를 열고 향후 모니터링을 강화해 24시간 지진 감시·통보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기상청 측은 “과거 사례에 비춰봤을 때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그래도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며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지진 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김남명 기자 name@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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