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건강에 부정적 영향” 결국 간호법에 등 돌린 정부

16일 국무회의서 尹대통령에 거부권 행사 건의
“간호법, 돌봄을 간호사만의 영역으로 만들 우려 있어”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호법 재의요구(거부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간호법 제정안에 대한 재의 요구(거부권)를 건의한다. 의료현장에서의 직역 간 신뢰 및 협업을 저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5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을 통해 "당과 정부는 어제(14일) 열린 당·정 협의회에서 간호법안에 대해 헌법 제53조 2항에 따른 재의 요구를 건의하기로 했다"면서 "국무위원으로서 윤 대통령께 내일(16일) 국무회의에서 재의 요구를 건의할 계획임을 보고드렸다"고 밝혔다. 헌법 제53조 2항은 '법률안에 이의가 있을 때 대통령은 제1항의 기간(국회서 의결된 법률안의 정부 이송 후 15일 이내) 내에 이의서를 붙여 국회로 환부하고, 그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조 장관은 이번 간호법안에 대해 "전문 의료인 간 신뢰와 협업을 저해하여 국민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의료현장에서 직역 간 신뢰와 협업을 깨뜨려 갈등이 확산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에서 간호만을 분리하여 의료기관 외의 간호업무가 확대되면 국민들이 의료기관에서 간호 서비스를 충분히 받기 어렵게 된다"면서 "의료기관 외에서의 사고에 대해서는 보상청구와 책임규명이 어렵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간호법안은 협업이 필요한 의료현장에서 특정 직역을 차별하는 법안"이라면서 "간호조무사에 대해 학력 상한을 두고 있는데, 이는 다른 직역에서 찾아볼 수 없는 사례다. 국민의 직업 선택 자율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령화 시대에 선진화된 돌봄체계는 의료기관, 장기요양기관 등의 기능과 협업을 위해 직역 간 역할이 국민 수요에 맞게 재정립되고 신중히 설계돼야 한다"면서 "간호법안은 돌봄을 간호사만의 영역으로 만들 우려가 있어 제대로 된 서비스 제공이 어렵게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