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신인왕은 투수? 올해도 투수 독무대, 신인왕 레이스

심진용 기자 2023. 5. 1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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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두산 김동주, NC 이용준, 한화 문동주. 연합뉴스



프로야구 신인왕 레이스는 올해도 투수들이 주도하고 있다. 각팀 선발 로테이션을 꿰찬 영건들이 각종 지표에서 리그 상위권을 달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야수들의 활약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이제 시즌 4분의1이 지났지만, 5년 연속 투수 신인왕 시나리오가 일찌감치 굳어지는 모양새다.

지표상으로 가장 돋보이는 신인은 두산 김동주(21)와 NC 이용준(21)이다. 나란히 6차례 선발 등판해 김동주가 31.1이닝 동안 2승1패에 평균자책점 1.44, 이용준이 29.1이닝 동안 2승에 평균자책점 1.53이다. 아직 규정이닝(36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둘 다 WAR(스탯티즈 기준)에서 전체 투수들 중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동주가 1.35로 7위, 이용준이 1.32로 9위다.

한국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문동주(20) 또한 빼놓을 수 없다. 2승3패에 평균자책점 4.20의 기록은 다소 아쉽지만, 9이닝당 삼진(9.00)이나 FIP(수비무관평균자책점·2.94) 같은 세부지표에서는 김동주나 이용준에게 밀리지 않는다. 남은 시즌 반전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들 중 신인왕이 나온다면 지난 시즌 두산 정철원(24)에 이어 2년 연속 ‘중고 신인’이 타이틀을 차지한다. 김동주와 이용준이 2021 시즌, 문동주가 2022 시즌 드래프트에서 현 소속팀 지명을 받았다.

‘순수 신인’ 중에서는 SSG 송영진(19)이 가장 돋보인다. 개막 초반 2차례 불펜 등판 이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27.1이닝 동안 3승에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 중이다. 지난 13일에는 한화 문동주와 선발 맞대결에서 5이닝 4실점으로 판정승을 거뒀다. 데뷔 첫해 필승조 자리를 꿰찬 한화 김서현(19)이나 LG 박명근(19), KIA 신인 선발 윤영철(19) 등도 신인왕 타이틀에 욕심을 내볼만 하다. 모두 올시즌이 프로 첫 해다.

신인 야수들의 활약은 미미한 편이다. 롯데 김민석(19), 한화 문현빈(19), 키움 김동헌(19) 등이 꾸준히 출장하고 있지만 시즌 타율 2할대를 유지하는데도 아직은 애를 먹고 있다.

2017년 이정후(키움)·2018년 강백호(KT)를 끝으로 KBO 신인왕은 투수들의 독무대다. 2019년 정우영(LG)부터 지난시즌 정철원까지 4년 연속 투수들이 최고 신인의 영예를 안았다. 투수들의 평균 구속은 갈수록 빨라지고 있고, 고교야구에서 보지 못했던 구종들도 많다. 2019년 공인구 교체 이후 ‘투고타저’ 경향이 이어지면서 신인 야수들이 힘을 쓰기는 더 어려워졌다. 올시즌 현재까지 리그 평균 OPS는 0.691에 그치고 있다. 최근 10년간 최저치다. 2018시즌 0.803과 비교하면 0.1이상 하락한 수치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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