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갑, 무릎 꿇어"… 피아노 강사에 폭언한 학부모 만행

아이를 가르치던 피아노 교습소 강사를 찾아가 무릎을 꿇리고 사과를 강요한 학부모의 만행에 누리꾼이 날선 반응을 보였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아이의 잘못을 지적했다는 이유로 피아노 강사에게 무릎을 꿇으라며 폭언을 쏟아낸 학부모의 만행이 논란이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학부모에게 무릎 꿇고 빌었습니다. 이게 맞는 건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지방에서 작은 피아노 교습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글쓴이 A씨는 "최근 한 학부모가 학생에 대한 저의 대처에 화가 나서 교습소에 찾아와 3시간 넘게 '무릎 꿇고 빌라'며 소리 지르고 갔던 일이 있다"고 운을 뗐다.

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일 8세 아이를 가르치던 도중 "충분히 쉬었으니 들어가서 피아노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는 하기 싫다며 책을 던지자 A씨는 아이에게 피아노 연습실에 들어가라고 지시했다. 울먹이며 연습실에 들어간 아이는 연필로 피아노 건반에 낙서를 하기 시작했다.

A씨는 "낙서를 하면 안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다음에 와서 더 열심히 하자"며 아이를 귀가시켰다. 이후 아이의 어머니 B씨에게 아이가 학원에서 벌인 일을 이야기하며 "아이아 좀 울었는데 미리 말씀 드려야 할 것 같아 연락드렸다"고 문자를 남겼다.

며칠 뒤 B씨는 "수업을 그만두겠다"며 레슨비 환불을 요구했다. 이에 A씨 A씨는 레슨비를 환급했으나 본인이 레슨비를 착각한 부분이 있어 교재비와 함께 2만원의 추가 비용을 달라고 밝혔다. 그러자 B씨는 "교재를 가져가기 위해 교습소를 방문하겠다"며 교습소를 찾아왔다.

교습소를 찾은 B씨는 "아이를 혼낸 당일에 왜 전화로 설명하지 않고 문자만 보냈느냐"며 "당신이 소리 지른 건 얘기하지 않고 아이가 잘못된 것처럼 말하냐"고 따졌다. 이어 "당신 때문에 우리 아이에게 트라우마가 생겼다"며 "아이가 자존심 상하게 왜 다른 애들이 다 있는 데에서 뭐라고 하냐"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무릎 꿇고 제대로 사과하라"고 강요했다. A씨가 "제가 무릎을 왜 꿇어야 하냐"며 "다른 아이들과 공간을 분리한 상태에서 훈육했다"고 반박했다.

B씨는 당시 상황을 녹음한 A씨에게 달려들어 넘어뜨린 뒤 휴대폰을 빼앗는 등 난폭한 행동을 이어갔다. B씨는 교습소에 다른 아이들이 온 뒤에도 계속해서 소리를 질렀으며 "너는 을이고 내가 갑이다" "너는 내가 뭐라고 하든 가만히 있어야 한다" "너는 네 엄마, 아빠가 뭐라고 해도 대드는 스타일" 등 어처구니 없는 폭언을 내뱉었다.

3시간 동안 이어진 다툼에 지친 A씨는 무릎을 꿇었으나 B씨는 A씨의 모습을 촬영한 뒤 "행동 똑바로 해라" "부모에게 배우려면 제대로 배우고 와라" 등 훈수를 뒀다. 나아가 "B씨가 원하시는 대로 다 해드렸는데도 소송까지 걸겠다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저희 아버지가 (B씨에게) 전화해서 사과까지 했다"며 "아버지까지 사과할 정도로 잘못한 게 아니었는데 저 때문에 끝까지 사과만 하셨던게 너무 가슴 아프고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정말 제가 아동 학대로 소송을 당할 만한 일을 한 것인지 정말 억울하고 괴롭다"며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의 위로 덕분에 힘을 내 보려고 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 같은 사연을 접한 누리꾼은 "배울 점 없는 부모의 대표적인 예"라며 B씨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툭 하면 아동학대라고 우기는 부모들이 많다" "자녀 말만 듣고 학원와서 난동 부리는 철판이 대단하다" "수업료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무릎까지 뚫리는 갑질을 부린 게 화가 난다" "오히려 A씨가 B씨를 고소해야 한다" "저런 부모 밑에서는 잘난 자식이 나올 수 없다" 등 분노 섞인 반응을 보였다.

서진주 기자 jinju31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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