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놀이같아요”…AI 학습 도입에 깨어난 교실
학생 개인 데이터 쌓이며 맞춤형 학습도
학생·교사들 “부족한 점 알려줘서 흥미”
교사 역량 제고·인프라 구축은 과제
[창원=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종이(책)로 공부하면 지루한데 스마트기기는 게임하는 것 같아 재밌어요.”
아이톡톡은 2020년 경남도교육청이 만든 AI 기반 학습 플랫폼이다. 초1부터 고3까지 학생들이 학습한 데이터가 자동적으로 축적돼 개인 수준에 맞는 학습을 제공한다. 이는 교육부가 2025년부터 도입할 예정인 AI디지털교과서와 유사한 형태다. 학교 현장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교사 역량 제고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학습데이터 축적…맞춤형 학습 가능
지난 11일 이데일리가 찾은 남정초 5학년 4반 교실은 과학 수업이 한창이었다. 4명씩 모둠을 지어 앉은 학생들은 교사의 지시에 따라 태양계 행성 하나를 정하고 각 행성의 특징 발표를 준비하고 있었다. 과거와 같으면 1명의 기기에 여러명이 모여 발표를 준비하거나 큰 전지에 매직을 통해 발표 자료를 준비해야했었겠지만 경남은 개인당 준비된 기기와 기기에 설치된 ‘아이톡톡’ 플랫폼을 통해 쉽게 발표 자료를 준비했다.
교사의 지시에 경남 창원 남정초 5학년 4반 학생들은 능숙하게 교육용 스마트기기를 다루기 시작했다. 1모둠 학생들의 발표 주제는 수성. 1모둠 학생들은 역할 분담 이후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즉석해서 발표 자료를 만들었다. 제작부터 발표까지 단 5분도 걸리지 않았다. 모두 하나의 플랫폼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한명이 대표로 발표자료를 만들거나 발표용 컴퓨터에 옮기는 등의 작업이 필요하지 않아 시간적 낭비도 없었다.
학생들이 푼 문제들은 모두 데이터로 남아 학생들에게 수준별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단순히 학력수준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학생이 어떤 과목에서 어떤 분야가 부족한지, 그리고 부족한 이유가 뭔지까지 알 수 있다. 예컨대 수학 과목에서 함수가 부족하고, 그 원인으로 계산력 부족 등이 지목되는 바식이다. 이를 바탕으로 AI는 학생에게 맞춤형 수업을 제공한다. 5학년 4반 담임교사 이정민씨는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의 격차가 큰 상황에서 (아이톡톡을 통해) 수준별 학습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과 교사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5학년 황금빛(10)양은 “아이톡톡을 통해 공부하다보면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 직접 추천도 해주고 (종이보다) 좋다”며 “종이보다 이해도 쉽고 친근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정민씨 역시 “지금과 같이 학급당 학생수가 많은 상황에서 맞춤형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아이톡톡이 필수적”이라며 “수준별 학습이 가능해 기초학력 보장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경남도교육청은 ‘아이톡톡’을 구축하기 위해 2018년부터 초·중·고교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내용 200만건을 데이터베이스(DB)화했다. 교사 600여명이 투입돼 6개월 간 모든 국가교육과정을 데이터베이스화한 것이다. 이러한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학생들의 부족한 점을 종합적으로 찾아낼 수 있다. 예컨대 수학 과목에서 부족한 점이 있으면 ‘수학 과목’에서만 그 원인을 찾지않고 유기적으로 연결된 모든 교육과정에서 그 원인을 분석한다는 것이다.
인프라 구축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경남도교육청은 노트북과 태블릿PC가 결합된 에이수스의 복합기기를 활용하고 있다. 해당 기기의 성능이 좋지 않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경남 진주의 A교사는 “주변 교사들 이야기 들어보면 기기 성능이 부족해 수업 시간에 멈추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고 한다”며 “학생들도 다들 집으로 가서 성능이 좋은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이용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2025년부터 수학·영어·정보 교과에서 AI가 탑재된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디지털 선도학교 300곳을 선정해 디지털교과서 도입 준비 등을 진행한다. 교사들의 역량 제고를 위해서 선도교사단을 2025년까지 2700명 양성한다.
김형환 (hwa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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