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사 초청한 尹 "혼 많이 낸 선생님 더 기억에 남아"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제42회 스승의 날을 맞아 "제일 중요한 것은 교육 현장인 학교에서 선생님의 사랑이고, 또 사랑을 받는 학생들은 선생님한테 감사할 줄 알아야 된다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로 은사인 손관식, 이승우, 최윤복 선생님과 정성국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현장 교원 22명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에는 선생님한테 혼도 나고 기합도 받고 이래도, 결국 졸업하고 나면 야단 많이 쳐주고 이렇게 기합도 주신 선생님이 제일 많이 생각이 난다"며 "깊은 애정이 없으면 그런 것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살면서 혼 많이 난 선생님이 더 오래오래 많이 기억이 나고 감사하는 마음이 늘 사무치게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고 회상했다.
윤 대통령은 은사를 모신 자리니 만큼 과거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윤 대통령은 "손관식 선생님은 제가 국민학교 3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교에서 보이스카웃 활동을 했는데 4년 간 보이스카웃 지도를 해주신 분"이라며 "일주일에 한 번씩 손 선생님한테 노래, 스카우트로서 알아야 될 다양한, 하다못해 무슨 매듭 만드는 것을 배우고, 또 매주 토요일 날은 거의 예외 없이 서울 근교의 산 등을 찾아서 체력도 단련하고, 휴지도 줍고, 봉사활동을 계속 이끌어주셨다"고 설명했다. 또 이승우 선생님에 대해서는 "(초등학교) 5~6학년, 2년 간 담임을 하셨는데 제가 5학년 1학기 국어 시간에 '학급 신문을 만들어보자' 그래서 제가 편집을 맡고 신문을 발행했다"며 "신문을 한 달에 두 번씩 발행했는데, 선생님께 발행 전날 원고를 갖다 드리면 밤을 꼬박 새 철판에 필경을 직접 하셨다. 6학년 올라가서도 학급 신문을 계속 내기로 해서 원고를 일찍 갖다 드리겠다고 했는데, 결국은 매번 전날에 원고를 갖다 드렸다"고 떠올렸다. 윤 대통령은 "그 신문을 검사 생활할 때까지 다 모아놨는데, 저희 동기·동창들이 학교에서 행사하는데 (신문을)보내야 된다고 해서 제가 다 줬는데, 지금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가지고 있을 걸 후회가 많이 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고3 담인이었던 최윤복 선생님에 대해서는 "워낙 무섭고 아주 강한 카리스마를 갖고 계셔서, 고3 학생 담임을 맡았던 10년 동안 반 전원이 10년 연속 개근이었다, 그런데 하루는 아침에 오셔서 '오늘부터 무리하게 개근 안 해도 된다' 그러셨다. 알고 보니 전날 반 학생 하나가 아르바이트로 건축 공사장에서 벽돌을 나르다 미끄러져서 머리를 다쳐 병원에 갔는데 담임 선생님을 먼저 찾았다고 한다. 이 친구가 의식이 혼미한데도 의사 선생님한테 '나 내일 학교 가야 되니까, 개근해야 된다. 나 때문에 우리 선생님 기록 깨진다'고 했다더라. 그래서 선생님께서 다음 날 오셔서 '기록이 중요한 게 아니다. 오늘부터 이거(개근 기록) 없앤다' 그러시면서 대학입학 시험까지 학교 수업보다 각자 정리해야 될 사람들은 며칠 안 나와도 좋으니 각자 시험 준비를 따로 하라고 했다. 저희가 그 친구 덕분에 입시에서 참 도움을 받은 것 같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노래에도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다고 하지 않느냐. 배울 때는 모르는 것 같다, 자기도 나이가 들고, 자기도 자식을 키워보고, 자기도 직장 내에서 또 후배들을 가르쳐 보고, 꼭 교직에 안 가더라도. 그래야 깨닫게 되는 것 같다"며 "선생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1년에 하루라도 기억하고, 또 옛날에 많은 가르침을 줬던 선생님을 다시 한 번, 1년에 하루라도 이렇게 생각하는 그 날을 갖는 것이, 저는 참 인생살이 하면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에 참석한 교원들에게 "정부 의 교육 정책에 가장 중요한 기조로서 다양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과학기술 기반이 워낙 빠르게 발전을 하고, 빅데이터와 클라우드를 잘 활용을 해서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창조해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제는 바뀐 산업 기반에 맞춰서 디지털 교육을 강화하고, 자기 적성에 맞는 것을 잘 발굴해서 경쟁력 있는 사회 활동을 할 수 있게 저희는 교육의 다양성에 굉장히 주목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책 지원이라는 차원에서는 여성의 사회 활동을 더 강력히 뒷받침할 수 있도록, 돌봄과 아동 교육의 국가 책임을 더 강화하고, 과학 교육과 디지털 교육에 대해서 국가가 더 많이 관심을 갖고 지원하고, 그리고 고등교육, 대학에 있어서는 벽을 허무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선생님들께서도 이런 방향에 공감 해주시고,좋은 말씀이나 전문적인 소견과 제언을 해 주면 일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말을 하기에 앞서 "선생님 고맙습니다"라고 은사들에게 90도로 인사 후에 발언을 시작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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