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바이든 이민 정책… '타이틀42' 해제에도 이민자 줄어

3년만에 '타이틀 42'가 만료됐지만 형사처벌이 되살아나 미국으로 오는 이민자 수가 감소했다. 사진은 지난 5월9일(현지시각) 미국-멕시코 국경에 몰린 이민자 행렬. /사진=로이터

멕시코 국경을 넘는 이민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이민자 강제 추방 정책인 일명 '타이틀42' 해제 후에도 감소했다. 타이틀42가 해제됐지만 불법 입국에 대한 형사처벌이 되살아난 것이 이유로 꼽히고 있다.

지난 14일(한국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CNN의 '스테이트오브유니언'에 출연해 바이든 행정부의 불법 월경 방지 규정인 타이틀42가 3년만에 종료됐음에도 이후 국경 통과 이민자 수가 50%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 폐지 초기임을 전제했지만 "지난 이틀간 우리가 본 수치는 타이틀42가 끝나기 전보다 현저하게 감소했다"며 19일에 6300건, 20일에 4200건이었다고 설명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불법 입국 이민자에 대한 형사 처벌을 이민자 유입 감소의 원인으로 돌렸다.

타이틀42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채택된 정책이다. 이를 통해 이민자들을 신속하게 추방할 수 있지만 처벌은 하지 않았다. 법에 따르면 미 국경수비대는 불법 이민자들을 잡아 수용소로 넘기지만 국경 밖으로는 내쫓을 수 없었다. 주로 불법 이민자들은 수용소로 이동 후 추방·석방됐다. 확실한 전과자가 아니면 석방되거나 평균 4년이 걸리는 이민재판소 출두 전까지 미국에 머물 수 있었다. 이민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국경을 넘는 이유였다.

바이든의 이민 정책은 강제 추방이 없어도 더 까다로워졌다. 이민자들이 앱을 통해 이민 약속을 잡거나 미국 국경으로 가는 길에 통과한 국가들로부터 보호를 구하도록 요구한다. 이를 따르지 않고 불법 입국하다 적발되면 5년 동안 미국 재입국이 금지되고 다른 위반은 징역형을 받는다. 로이터 역시 타이틀42 폐지 전 도리어 이민자들이 몰렸다고 밝혔다. 지난 주 수만 명의 이민자들이 타이틀42가 만료되기 전 입국을 위해 강을 건너 벽을 타고 올랐고 이민자들이 몰려 시설, 병원과 마을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방민주 기자 minju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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