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사태 후폭풍…증권사, 실적악화에 신용도 조정 우려도

김미리내 2023. 5. 1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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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D 미수채권 손실에 신용융자 부실화 우려까지 
추가급락·평판…장기신용도 부정적 영향 미칠수도

최근 자본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가 증권사 실적은 물론 신용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신용평가업계에서 나왔다.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미수채권 발생 위험에다 주가 폭락 종목의 신용융자 부실화 위험이 증권사에 간접적인 손실을 추가로 유발할 수 있을 것이란 견해다. 

여기에 최근 추가로 CFD 계좌에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져 하한가를 기록하는 종목이 나오면서 추가 급락 사태와 평판 리스크 등 장기적 관점에서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CFD 관련 증권사 손실인식 가능 유형/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앞서 지난 12일 신대양제지는 전 거래일 대비 24.64% 하락한 6210원에 거래를 마쳤다. 디와이피엔에프 역시 하한가에 거래됐다. 이들은 앞서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같이 CFD 계좌에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며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사태가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증권사별 CFD 취급 잔액/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증권사들의 CFD 거래잔액은 전년 대비 증가세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13개 증권사의 CFD 거래잔액은 총 2조7697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2조3254억원)과 비교해 4443억원 늘어났다. 

CFD 거래잔액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교보증권으로 6180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키움증권(5576억원), 삼성증권(3503억원), 메리츠증권(3446억원), 하나증권(3400억원) 순이었다. 

CFD는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에 따른 차익만 정산하는 장외파생상품이다. CFD 투자자들이 손실 정산을 못 하면 미수채권에 따른 손실은 해당 증권사가 떠안아야 한다. CFD는 원금(위탁증거금) 이상의 초과손실이 최대 마이너스(-)250%까지 발생할 수 있어 미수채권 발생 가능성이 크다.

미수채권이 대량으로 발생할 경우 대손충당금 증가 등으로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단 증권사별로 위탁증거금률이나 장중 반대매매 기준 등 상황이 달라 CFD 잔액과 미수채권 발생 규모가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높은 대형 증권사의 미수채권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평가사들은 일단 이번 사태가 단기적으로 증권사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사들의 경우 손실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이규희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현재까지 CFD 고객 채권 미회수에 따른 손실이 증권사 재무안전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으로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손실이 CFD 관련 미수채권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CFD 사태로 주가가 급락한 종목과 관련해 신용융자 취급이 많은 증권사의 손실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CFD 관련 미수채권 위험이 대형사 재무상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다만 주가 하락 종목의 신용융자금 부실화 위험 등 간접적인 손실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특히 신용융자금 부실화 위험은 CFD 관련 증권사뿐 아니라 전 증권사에 걸쳐있다"며 "이번 사태와 연관된 종목에 대한 손실 가능성과 평판 위험에 따른 재무영향을 중장기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추가적인 주가 폭락 종목도 있어 향후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평사들은 CFD 관련 사태가 펀더멘털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증권사 신용등급 조정의 중요 판단 근거로 보고 있다. CFD와 신용융자 취급이 많은 증권사의 손실 규모가 커져 재무안정성 등에 과도한 영향을 줄 경우 신용도를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증권사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데 있어 금리가 높아져 증권사 부담이 늘어나고, 유동화증권 발행 등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시장지배력이 낮아질 수 있다. 

김미리내 (panni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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