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11개월 앞두고 지역 정치권 ‘예타 논쟁’

최일 기자 2023. 5. 1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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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공항·충청권 광역철도 등 숙원사업 예타 탈락
국민의힘 “계속 추진” vs 민주당 “충청 홀대”
최근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탈락한 서산공항 건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충남도의 의지를 담은 온라인 홍보물. (충남도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윤석열 정부가 출범 2년차에 접어든 가운데, 충청 정치권이 11개월도 채 남지 않은 제22대 총선(내년 4월10일)을 향해 내달리며 ‘예타 논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정부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탈락한 지역 숙원사업을 놓고 “'충청의 아들'을 표방하는 윤 대통령이 충청을 홀대하고 있다”고 공세를 취하는 야당과 “흔들림 없이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이를 차단하는 데 주력하는 여당이 맞서는 형국으로 총선을 염두에 두고 치열한 기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 9일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예타 심사에서 서산공항 건설 사업이 탈락한 직후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은 “충청을 무시하는 충청의 아들이 충남을 철저히 홀대했다. 대통령 인수위원회가 발표했던 충남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대부분이 진척되지 않고 있는 와중에 충남도민과 서산시민의 오랜 염원인 서산공항 건설이 예타에서 탈락했다”고 질타했다.

이에 충남도는 “220만 도민의 염원인 서산공항이 지방공항 건설에 대한 일각의 부정적인 시각에 막혀 예타 문턱을 넘지 못했다”며 “국토교통부와 힘을 모아 지속 추진, 당초 2028년 개항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내놓았다.

서산공항은 서산시 고북·해미면 일원 공군 제20전투비행단 활주로를 활용해 민항을 취항시키려는 사업으로 2017년 국토부가 추진한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에선 총사업비 509억원에 B/C(비용 대비 편익) 값이 1.32로 경제성·사업성이 충분하다는 결과가 나왔고, 2021년 11월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10월 기재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참여한 1차 점검회의에서 사업비가 758억원으로 당초보다 249억원 늘었고, 도는 국토부와 대응체계를 구축해 사업 계획 변경을 요청해 사업비를 532억원으로 낮추고 B/C는 0.81로 맞췄다.

그러나 올 3월 예타 마지막 관문인 기재부 재정사업평가위 분과위원회에서 민간위원들이 적자 운영 등 지방공항 건설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개진, 분과위는 종합평가(AHP) 0.5 미만으로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리며 결국 예타 통과에 실패했다.

도는 “예타를 통과하지 못한 점은 유감이지만 서산공항 건설 추진 의지엔 변함이 없다. 국토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타당성 확보 방안을 마련토록 하겠다. 2028년 개항에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충남지사는 예타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 듯 지난달 초 기자회견을 통해 서산공항 건설을 위한 ‘투트랙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500억원 이하로 사업비를 조정해 예타를 피하든지, 예타 대상 사업비 한도를 1000억원으로 2배 상향하는 방법이 그것인데, 법 개정을 필요로 하는 후자보단 전자가 현실적이라고 판단, 국토부와 사업비 조정을 협의 중에 있다.

서산·태안이 지역구인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일각에서 이번 예타 결과로 인해 서산공항이 완전히 무산된 것처럼 떠들어대고 있다. 그들은 서산공항이 영원히 건설되지 못하길 바라기라도 하는 것인가”라며 야당을 겨냥했다.

성 의원은 “원래 예타는 민간전문위원들이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권 마음대로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대통령 공약사업은 반드시 지킬 것이다. 실무선에서 풀지 못한 문제는 국회의원이 해결하겠다. 국가예산 편성권은 국회에 있다. 서산공항은 결코 무산되지 않았다”며 집권야당의 힘으로 관철시킬 수 있음을 주장했다.

야당에선 ‘충청 패싱’의 또 다른 현안으로 충청권 광역철도를 꼽는다. 향후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의 대표적인 교통 인프라인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 사업은 2021년 7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돼 비수도권 광역철도 선도사업으로 선정됐다.

대전~세종~충북을 잇는 충청권 광역철도 노선도. (대전시 제공) /뉴스1

민주당 대전시당은 “대전~세종~충북을 연결하는 광역철도 사업이 올해 1차 예타 대상에서 빠졌다. 반석역에서 멈춘 도시철도를 정부세종청사와 청주공항까지 잇는 사업이 뒤로 밀린 것으로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충청홀대·충청패싱을 용납할 수 없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전시는 “국토부에서 최적 노선 선정과 사업 내실화를 위해 현재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진행 중으로 아직 예타 대상 사업 신청을 하지 않았고 차질 없이 신청 준비를 하고 있다. 예타 대상에서 탈락했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며 진화에 나섰다.

공교롭게도 기재부 재정사업평가위가 열린 9일 국민의힘 중앙당을 방문한 이은권 대전시당 위원장은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를 잇따라 면담, 충청권 연계 광역교통망 구축을 비롯한 주요 지역 현안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오는 22일 대전시와 민선 8기 들어 두 번째 당정협의회를 개최, 대전시민을 위한 현안사업이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할 예정이다.

cho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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