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남국 코인 의혹’ 공세 전략 ‘이재명과 엮어라’
국민의힘이 15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코인) 투자 논란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연결지으며 총공세에 나섰다. 당내 가상자산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당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도 후보들의 코인 투자 및 거래 이력을 검증할 계획이다. 당내 사건 대응에 미온적인 민주당과 차별성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국회의원 코인 보유 전수조사는 뒤로 미루는 모습이다. 코인 논란의 초점을 아직은 김 의원과 민주당에 ‘묶어두기’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이재명 대표 본인이 권력형 부정부패로 검찰과 법정을 오가는 신세라서 김 의원 (의원직) 사퇴를 회피하거나 주저하는 건 아닌가. 혹시 이 대표 스스로 김 의원의 코치에 따라 코인에 투자하면서 투기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은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의원에 대한 의원직 사퇴 압박 수위가 낮은 민주당 상황을 이 대표와 엮어 공격한 것이다.
여당 지도부도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 공격에 힘을 실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민주당 안에서도 당 지도부와 김 의원이 짜고 뭉개는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고,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 대표는 물론 김 의원과 정치 공동체였던 ‘처럼회’(민주당 강경파 의원 모임) 멤버들부터 가상화폐를 거래한 적이 있는지, 어떤 코인을 얼마나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16일 10여명 규모로 꾸려진 가상자산 TF를 발족해 첫 회의를 열고 김 의원 등의 코인 거래 내용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TF 단장은 재선 김성원 의원이, 간사는 당내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윤창현 의원이 맡는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태영호 전 최고위원의 사퇴에 따라 치르는 최고위원 보궐선거 후보자들을 상대로 가상자산 보유·거래 이력을 질의할 방침이다. 김도읍 선관위원장은 이날 선관위 1차 회의 전 기자들에게 “자기 검증 진술서에 코인 등 가상자산 유무 관련 질의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선관위원인 배현진 의원은 회의 후 “저희가 당내 선거에 후보자 사전 질문서를 도입한 건 처음”이라며 코인 검증의 의미를 설명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여야 의원 전수조사는 후순위라는 입장이다. 전수조사 자체를 반대하진 않으나 이른 전수조사 결과 국민의힘 의원의 코인 보유·거래 내역이 확인될 경우 김 의원 논란이 희석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의 코인 투자 여부가 추가적으로 확인돼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김 의원 사건은 초기 투자금 마련 및 거래 방식에서 부적절 의혹이 큰데, 코인을 갖거나 거래한 의원 모두를 대상으로 논의가 흐르면 ‘물타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김 의원이 과거 부친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은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전수조사를 통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기박사’들이 더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한 말을 인용하면서도 코인 전수조사를 즉각 시행할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국민의힘이 반대하지 말고 전수조사를 신속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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