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펀드 쉽지 않네’…헤지펀드 1위 타임폴리오, 지수형 ETF 수익률 하위권
같은 지수 따라가는 타 운용사 ETF와 비교 시 수익률 하위
국내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타임폴리오)이 공모펀드 시장에선 기력을 못 쓰고 있다. 상장 2주년을 맞은 타임폴리오의 대표격 상장지수펀드(ETF)인 지수형 ETF가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면서다. 다만 테마형에서는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1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1년 5월 상장한 타임폴리오의 케이스톡(Kstock) 액티브 ETF의 최근 1년 수익률(9일 기준)은 마이너스(-) 3.53%였다. 해당 ETF의 비교지수(패시브형은 기초지수)는 코스피지수로, 같은 지수를 기초·비교지수로 삼는 ETF는 전체 707개 중 11개다. 이 중 지난해 11월 상장해 최근 1년 수익률이 없는 브이아이자산운용의 포커스(FOCUS) AI코리아 액티브 ETF를 제외하면, 케이스톡 액티브 ETF의 수익률은 10개 중 7위다.
ETF란 주식 또는 채권 등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일종의 바구니다. 투자 과정에서 ETF는 특정 기초·비교지수를 추종하는데, 이때 ETF는 기초·비교지수를 일정 비율 이상 따라가야 한다. 이 비율은 패시브 ETF는 90%, 액티브 ETF는 70%다. 이를 3개월 이상 지키지 못하면 상장 폐지된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더라도 패시브는 10%, 액티브는 30%만큼 펀드 매니저가 재량을 행사할 수 있는 셈이다. 아무리 ETF라도 운용사별 실력 차이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번에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케이스톡 ETF는 액티브형이었다. 펀드 매니저의 재량을 열어준 게 오히려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해당 ETF의 주요 구성 종목은 삼성전자(21.14%), SK하이닉스(9.66%), F&F(6.99%), LG에너지솔루션(6.50%), LG생활건강(4.74%)이었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 중 수익률이 가장 높은 ETF는 마이다스자산운용의 마이다스KoreaStock 액티브였다. 이 ETF의 최근 1년 수익률은 –0.49%다. 마이다스의 ETF도 삼성전자(19.03%)가 포트폴리오 중 가장 컸으나, 세부 내역에서 타임폴리오와 차이가 났다. 마이다스 KoreaStock 액티브의 주요 구성 종목은 삼성전자 외 LG에너지솔루션(5.94%), SK하이닉스(2.96%), LG화학(2.43%), 삼성바이오로직스(2.32%) 등이었다.
마이다스와 비교해 타임폴리오는 투자구성종목(PDF) 중 5%를 넘는 종목이 많았다. 위 ETF들에서 타임폴리오는 4개, 마이다스는 2개 종목이 비중 5%를 넘겼다. 마이다스보다 타임폴리오가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한 것이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50위권 밖에 있는 F&F가 중국 리오프닝 효과로 12.80% 상승했는데, 이 종목에 대한 타임폴리오의 베팅은 성공했다. 하지만 타임폴리오의 PDF 중 두 번째로 비중이 컸던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업황 악화로 18.79% 하락하며 해당 ETF의 수익률을 갉아먹었다.
수익률은 좋지 않았지만, 타임폴리오에 대한 투자자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대형 자산운용사에서 자금이 유출될 때 타임폴리오는 오히려 늘었다. 최근 1년간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AI 코리아 그로스 액티브와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KOSPI에서 각각 112억원, 100억원의 자금이 빠졌지만, 타임폴리오는 오히려 100억 원 늘었다.
한편 케이스톡(Kstock) 액티브 ETF와 같은 날 상장된 타임폴리오의 이노베이션액티브 ETF의 수익률은 선방 중이다. KRX BBIG K-뉴딜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 3개의 ETF 중 타임폴리오의 ETF는 수익률이 0.21%였다. 나머지 2개의 ETF는 모두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으로 KRX BBIG K-뉴딜과 KRX BBIG K-뉴딜레버리지인데, 이 상품들의 수익률은 차례로 –12.02%, -30.73%였다. KRX BBIG K-뉴딜지수는 같은 기간 12.25% 하락했다.
해당 ETF에 대해 타임폴리오가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주요 PDF 중 하나인 셀트리온 덕분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담은 포스코퓨처엠과 넷마블의 주가가 10% 이상 빠질 동안, 셀트리온은 6% 넘게 올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헤지펀드는 반대 포지션을 잡고 헤지하는 방식으로 운용하지만 ETF는 그렇지 않다”며 “기초지수를 추종해야 하는 코릴레이션(상관 계수) 제한이 있어서 ETF와 헤지펀드의 운용 방식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민주의 배신… 삼성전자 미보유자 수익률이 보유자의 3배
- [똑똑한 증여] “돌아가신 아버지 채무 6억”… 3개월 내 ‘이것’ 안 하면 빚더미
- “진짜 겨울은 내년”… 세계 반도체 장비 공룡들, 대중 반도체 제재에 직격타
- 오세훈의 '미리 내 집' 경쟁률 50대 1 넘어… 내년 '청달르엘·잠래아' 등 3500가구 공급
- 특급호텔 멤버십 힘주는데... 한화, 객실 줄인 더플라자 유료 멤버십도 폐지
- 中 5세대 스텔스 전투기 공개… 韓 ‘보라매’와 맞붙는다
- 배터리 열폭주 막을 열쇠, 부부 교수 손에 달렸다
- 사람도 힘든 마라톤 완주, KAIST의 네발로봇 ‘라이보2’가 해냈다
- '첨단 반도체 자립' 갈망하는 中, 12인치 웨이퍼 시설 설립에 6조원 투입
- “교류 원한다면 수영복 준비”… 미국서 열풍인 사우나 네트워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