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펀드 쉽지 않네’…헤지펀드 1위 타임폴리오, 지수형 ETF 수익률 하위권

문수빈 기자 2023. 5. 1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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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폴리오 ETF 상장 2주년…코스피지수 추종 ETF 수익률 -3.53%
같은 지수 따라가는 타 운용사 ETF와 비교 시 수익률 하위

국내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타임폴리오)이 공모펀드 시장에선 기력을 못 쓰고 있다. 상장 2주년을 맞은 타임폴리오의 대표격 상장지수펀드(ETF)인 지수형 ETF가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면서다. 다만 테마형에서는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타임폴리오 CI.

1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1년 5월 상장한 타임폴리오의 케이스톡(Kstock) 액티브 ETF의 최근 1년 수익률(9일 기준)은 마이너스(-) 3.53%였다. 해당 ETF의 비교지수(패시브형은 기초지수)는 코스피지수로, 같은 지수를 기초·비교지수로 삼는 ETF는 전체 707개 중 11개다. 이 중 지난해 11월 상장해 최근 1년 수익률이 없는 브이아이자산운용의 포커스(FOCUS) AI코리아 액티브 ETF를 제외하면, 케이스톡 액티브 ETF의 수익률은 10개 중 7위다.

ETF란 주식 또는 채권 등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일종의 바구니다. 투자 과정에서 ETF는 특정 기초·비교지수를 추종하는데, 이때 ETF는 기초·비교지수를 일정 비율 이상 따라가야 한다. 이 비율은 패시브 ETF는 90%, 액티브 ETF는 70%다. 이를 3개월 이상 지키지 못하면 상장 폐지된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더라도 패시브는 10%, 액티브는 30%만큼 펀드 매니저가 재량을 행사할 수 있는 셈이다. 아무리 ETF라도 운용사별 실력 차이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번에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케이스톡 ETF는 액티브형이었다. 펀드 매니저의 재량을 열어준 게 오히려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해당 ETF의 주요 구성 종목은 삼성전자(21.14%), SK하이닉스(9.66%), F&F(6.99%), LG에너지솔루션(6.50%), LG생활건강(4.74%)이었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 중 수익률이 가장 높은 ETF는 마이다스자산운용의 마이다스KoreaStock 액티브였다. 이 ETF의 최근 1년 수익률은 –0.49%다. 마이다스의 ETF도 삼성전자(19.03%)가 포트폴리오 중 가장 컸으나, 세부 내역에서 타임폴리오와 차이가 났다. 마이다스 KoreaStock 액티브의 주요 구성 종목은 삼성전자 외 LG에너지솔루션(5.94%), SK하이닉스(2.96%), LG화학(2.43%), 삼성바이오로직스(2.32%) 등이었다.

마이다스와 비교해 타임폴리오는 투자구성종목(PDF) 중 5%를 넘는 종목이 많았다. 위 ETF들에서 타임폴리오는 4개, 마이다스는 2개 종목이 비중 5%를 넘겼다. 마이다스보다 타임폴리오가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한 것이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50위권 밖에 있는 F&F가 중국 리오프닝 효과로 12.80% 상승했는데, 이 종목에 대한 타임폴리오의 베팅은 성공했다. 하지만 타임폴리오의 PDF 중 두 번째로 비중이 컸던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업황 악화로 18.79% 하락하며 해당 ETF의 수익률을 갉아먹었다.

수익률은 좋지 않았지만, 타임폴리오에 대한 투자자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대형 자산운용사에서 자금이 유출될 때 타임폴리오는 오히려 늘었다. 최근 1년간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AI 코리아 그로스 액티브와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KOSPI에서 각각 112억원, 100억원의 자금이 빠졌지만, 타임폴리오는 오히려 100억 원 늘었다.

그래픽=손민균

한편 케이스톡(Kstock) 액티브 ETF와 같은 날 상장된 타임폴리오의 이노베이션액티브 ETF의 수익률은 선방 중이다. KRX BBIG K-뉴딜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 3개의 ETF 중 타임폴리오의 ETF는 수익률이 0.21%였다. 나머지 2개의 ETF는 모두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으로 KRX BBIG K-뉴딜과 KRX BBIG K-뉴딜레버리지인데, 이 상품들의 수익률은 차례로 –12.02%, -30.73%였다. KRX BBIG K-뉴딜지수는 같은 기간 12.25% 하락했다.

해당 ETF에 대해 타임폴리오가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주요 PDF 중 하나인 셀트리온 덕분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담은 포스코퓨처엠과 넷마블의 주가가 10% 이상 빠질 동안, 셀트리온은 6% 넘게 올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헤지펀드는 반대 포지션을 잡고 헤지하는 방식으로 운용하지만 ETF는 그렇지 않다”며 “기초지수를 추종해야 하는 코릴레이션(상관 계수) 제한이 있어서 ETF와 헤지펀드의 운용 방식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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