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문학 번역의 적일까? 번역원장 "현실 냉정히 분석해 '공진화' 고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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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한국문학번역원은 예상치 못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곽효환 번역원장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결국 문학이나 예술은 '얼마나 창의적인가'를 지향한다면, AI는 '얼마나 정확한가' 혹은 '얼마나 표준화하느냐'에 집중하는 데 차이가 있다고 본다"며 "아직 기계번역이 창의적인 결과물을 내지는 못하지만 AI가 사유 능력까지 갖추게 됐을 때의 공진화에 대한 담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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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번역원 기자간담회
올해 초 한국문학번역원은 예상치 못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번역원이 주관하는 '한국문학번역상'의 지난해 웹툰 부문 신인상 수상자인 일본인 마쓰스에 유키코가 AI 번역기인 '파파고'의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 번역원은 지난 3월 제도개선 자문회의 결과를 발표하며 맹점 보완에 나섰지만 이 사태가 문학계를 넘어 우리 사회에 던진 질문은 묵직했다. 과연 AI 번역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번역원이 26일 'AI번역 현황과 문학 번역의 미래' 심포지엄을 열고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AI를 활용한 번역에 대한 다양한 쟁점들을 논의한다. 심포지엄의 열쇳말은 '공진화(共進化)'로 요약된다. AI 기술 발달이 피할 수 없는 흐름인 만큼 문학 번역과 번역 교육 분야에서도 AI와의 협업 가능성을 검토하고, 그 수용범위와 윤리 등에 대한 범사회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에 이번 심포지엄은 문학 전공자나 번역 관계자보다 네이버 파파고 개발진, 기계번역 전문가, 법률·윤리 전문가가 널리 참여하는 폭넓은 토론의 첫발이 되도록 한다는 게 목적이다.
곽효환 번역원장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결국 문학이나 예술은 '얼마나 창의적인가'를 지향한다면, AI는 '얼마나 정확한가' 혹은 '얼마나 표준화하느냐'에 집중하는 데 차이가 있다고 본다"며 "아직 기계번역이 창의적인 결과물을 내지는 못하지만 AI가 사유 능력까지 갖추게 됐을 때의 공진화에 대한 담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번역원은 논란을 빚은 번역상의 심사 제도 보완 작업도 내부적으로 진행 중이다. 많은 이들이 일상적으로 기계번역을 사용하는 실정을 고려했을 때 중요한 건 현실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라는 게 번역원의 판단이다. 곽 원장은 "당선권에 오른 번역 결과물을 샘플링해서 기계번역과 비교해 보면 금방 확인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며 "다만 신인상은 일종의 관문이기 때문에 기계 번역 도움을 받지 않은 순수한 본인의 번역이어야 한다고 요강을 고쳤다"고 밝혔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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