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장관' 한동훈의 1년…단숨에 검수원복, 출마설 '솔솔'
순발력있는 화법으로 주목
윤석열 정부의 첫 법무부 장관을 맡은 한동훈 장관은 오는 17일 취임 1주년을 맞습니다.
‘소통령’ ‘왕장관’이라는 수식어로 불리는 한 장관은 취임 직후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복구)’를 추진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한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시대정신인 '공정과 상식'의 아이콘입니다.
조 전 장관 수사를 기점으로 검찰에서 좌천당하고 자신이 수사받으면서 이른바 '살권수(살아있는 권력 수사) 무력화'의 피해자였던 그를 첫 법무부 장관으로 파격 발탁한 것은 전임 정부와 차별화하려는 윤석열 정부의 기조를 상징하는 사건이었습니다.
이에 부응하듯 한 장관은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정부 막바지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며 추진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취임하자마자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으로 맞섰습니다.
민주당에 1년 내내 십자포화를 받았지만 한 치도 양보하지 않고 순발력 있게 받아치며 공세의 허점을 파고드는 화법으로 시선을 끌었습니다.
여당 측에선 '사이다'라고 호평받았고 자연스럽게 차기 여권 주자 1순위로 거론되는 대중적 지지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1년간 그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검수원복'입니다.
한 장관은 취임 직후 "국민이 원하는 진짜 검찰개혁은 사회적 강자도 엄정히 수사할 수 있는 공정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며 '검수완박'으로 쪼그라든 검찰의 수사 기능 회복에 착수했습니다.
시행령을 고쳐 검찰 직접 수사가 가능한 범위를 확대했고 검수완박법 무효를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고 직접 변론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헌재는 올해 3월 결정에서 검수완박 법안 처리 과정의 위헌·위법성은 인정하면서도 법률 가결 선포 행위는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검사의 수사권이 '헌법상 권한'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한 장관과 야권 모두 만족할 수 없는 결론이 나온 셈입니다. 이후에도 '검수원복'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은 해소되지 못한 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장관은 '형사부'로 통일된 전문 부서명의 이름을 되찾아주는 등 수사력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에도 나섰습니다.
추미애 전 장관 시절 폐지된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도 정식 부활을 앞두고 있습니다.
사회문제로 떠오른 마약 범죄와 관련해서는 검찰 직접 수사 범위에 포함하고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를 분리할 방침입니다.
정권교체로 부활한 한 장관 등 '윤석열 사단'은 수사 요직에 기용돼 '야당을 죽이려는 정치 수사'라는 야권의 반발 속에서도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의혹,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등 굵직한 사정 수사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한 장관은 저출생·고령화 문제 해결과 맞물린 이민·이주정책 체계화를 위해 출입국·이민관리청 설립을 추진하는 등 법무행정 분야에서도 사회 문제 해결 노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가 눈에 띄는 이유는 윤 대통령과의 밀접한 관계뿐 아니라 장관으로선 드물게 야당을 직접 겨냥해 곤경에 몰아넣는 '말솜씨'입니다.
야당의 과거 사례와 언급을 그대로 되돌려 주는 화법은 야당의 '내로남불'을 부각하곤 합니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의원에게 "저는 다 걸겠다. 의원님은 무엇을 걸 것인가"라며 쏘아붙였습니다. 황운하 의원을 '직업적 음모론자'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런 그를 향해 여권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미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내 차기 주자 선두를 지키는 한 장관이 윤석열 정부 후반기의 명운이 달린 내년 총선에 출마해 캠페인을 이끌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한 장관은 정계 진출설에 대해 "법무부 장관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강하게 선을 긋습니다.
일각에서는 한 장관이 윤석열 정부 임기 후반 국무총리로 중용되거나 차기 서울시장에 출마해 체급을 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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