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 불능인줄 알았던 이 나라…미국이 삐끗하니 살아난다고?

김정범 기자(nowhere@mk.co.kr),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3. 5. 1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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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과 인도 등 펀드에 자금이 쏠리고 있다. 브라질 펀드는 최근 한 달 수익률 7%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였다.
올해 들어 미국과 유럽발 은행 연쇄 파산으로 투자 위험이 커지면서 중국, 인도 등 핵심 신흥국이 반사이익을 거두고 있다. 선진국 펀드의 규모가 점차 줄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과 인도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펀드로는 꾸준히 자금이 몰리고 있다. 브라질 역시 최근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불확실한 경기 전망 속에서 높은 수익률을 보이며 신흥국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1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브라질 펀드 10개의 평균 수익률은 6.06%, 한 달 수익률 7.46%로 지역·국가별 펀드 1위를 기록했다. 브라질보다 떨어지지만 인도 역시 최근 3개월 수익률 6.17%로 양호한 성적을 보였다. 브라질 펀드는 지난해 높은 수익률을 보이며 투자 피난처로 역할을 확고히 하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였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낙선하자 지지자들이 연방 의회, 대통령궁, 법원에 난입하는 등 정치 불안정이 이어지면서 수익률은 빠르게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11만3624를 기록했던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한 달 사이 10만9775로 34%나 하락했다. 올해 1월 25일 11만4270으로 오르는가 싶더니 3월 말까지 13.5%가 빠지면서 다른 신흥국 대비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강한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재정지출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3월 말 브라질 정부가 ‘재정준칙’을 발표하면서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정부 지출의 연간 증가율은 0.6~2.5% 안으로 제한, 정부의 12개월 누적 순수입 실질 증가분의 70%까지만 정부지출을 늘리는 내용이 담겼다. 재정 안정성과 지속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자 보베스파 지수는 3월 이후 10% 이상 상승하며 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2(주식)종류C-e를 비롯해 신한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H)[주식](종류A-e) 브라질주식 등 관련 펀드 수익률은 최근 3개월 10% 안팎을 기록하며 양호한 성적을 이어갔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 펀드의 설정액은 연초 이후 2700억원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인도 펀드에 대한 투자 수요도 커지면서 설정액이 2500억원 가까이 늘었다. 미국(-3970억원), 유럽(-122억원) 등 주요국 펀드의 규모가 줄어든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중국 펀드는 수익률이 주춤한 상황 속에서 자금이 꾸준히 몰리고 있다. 경제활동 재개로 인해 경제 회복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저점 매수 수요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가령 피델리티차이나컨슈머 펀드는 연초 이후 185억원 가량 설정액이 늘었다. 반면, 중국 펀드의 최근 한 달 평균 수익률은 -6%에 그쳤고, 석달 기준으로는 -9.5%로 더욱 저조했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속도가 느리지만 경기가 회복하고 있는 것이 확실하고 경제지표도 양호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3월 중국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 대비 10.6%를 기록하면서 2년만에 두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도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가파른 경제 성장이 예상되는 핵심 신흥국 인도에 투자하는 펀드도 최근 높은 수익률로 설정액이 덩달아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니프티(Nifty)50 지수를 2배 추종하는 타이거(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 ETF는 최근 석달 새 13%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공모펀드 가운데서는 미래에셋연금인디아인프라 펀드가 최근 석달 새 14%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석달 동안 코스피 지수가 2.7% 오르는 사이 인도의 대표 지수인 센섹스 지수는 6.5%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인도 시장 투자할 수 있는 코덱스(KODEX) 인도니프티50 ETF를 내놓는 등 운용사들도 관련 상품 출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도시장이 상승곡선을 그리는 것은 탄탄한 경제 성장률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의 최근 2년간 연평균 7.9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잠재력이 높은 국가로 꼽힌다. 인구가 14억에 달하는 큰 내수시장이 형성돼 있고 중산층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제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면서 중국을 대신할 세계의 공장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과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재편에 나서면서 반사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분석이다. 애플은 핵심 공급 업체들을 중국에서 인도로 이전시키고 뭄바이와 델리에 애플스토어를 열고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우창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서비스, 중화학, 제약 등 장기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갖춘 산업을 바탕으로 인도 경제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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