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계열' 코인에 집중 투자…커지는 '김남국 지갑' 의혹 3가지

박현영 기자 2023. 5. 1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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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입장문에서 '클레이페이' 보유 내역 빼고 캡처…알고보니 30억 '몰빵'
마브렉스·메콩코인, 사자마자 급등…메콩코인은 NFT도 없이 4억 투자
가상자산(암호화폐) 이상 거래 의혹 논란에 자진탈당을 선언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저는 오늘 사랑하는 민주당을 잠시 떠난다"고 밝혔다. 2023.5.1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거액의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 의혹에 휩싸인 김남국 의원이 결국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지만 그의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검찰의 강제 수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김 의원 소유로 추정되는 지갑 주소가 드러나면서 퓰리지 않는 의혹들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뉴스1>은 김 의원의 '지갑 속 데이터'를 중심으로 불거진 의혹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①왜 '카카오 계열'·'게임 테마' 코인에 집중 투자했나

첫 번째 의문은 김 의원이 투자한 가상자산들이 지나칠 정도로 '카카오 계열' 및 '게임 테마'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김 의원 소유로 추정되는 '클립' 지갑의 거래 내역을 살피면 그가 투자한 코인들을 알 수 있다. 또 그가 현재 클립에 보유하고 있는 코인이 무엇인지도 들여다볼 수 있다.

15일 지갑 조회 사이트 '블루웨일'에서 그의 지갑 주소를 조회해보면 그는 '카카오 계열' 코인들만 약 3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15일 기준 김남국 의원 소유로 추정되는 '클립 지갑'의 가상자산 보유 내역. 카카오 블록체인 '클레이튼' 기반 가상자산들만 보유하고 있다. 블루웨일 사이트 갈무리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인 그라운드X는 지난 2019년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공개했다. 클레이튼 운영권은 카카오의 또 다른 블록체인 자회사인 크러스트로 이관됐다가 현재는 클레이튼 재단이라는 독립 법인으로 옮겨졌지만, 클레이튼이 '카카오표 블록체인'이라는 사실엔 큰 변함이 없다.

김 의원이 현재 클립에 보관 중인 코인은 모두 이 클레이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발행된 가상자산이다. 현재 1억1000여만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클레이(KLAY)는 클레이튼의 기축통화이며, 6000여만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클레이스왑토큰(KSP) 및 4700여만원어치에 달하는 클레이페이(KP) 등도 모두 클레이튼 기반의 '카카오 계열' 코인이다.

이 밖에도 △3100여만원어치를 보유 중인 메콩코인(MKC) △2200만원치를 보유 중인 젬허브(GHUB) △270만원어치를 보유 중인 보물행성(BOMUL) 등 현재 클립 지갑 안에 보관돼있는 코인들은 모두 클레이튼 기반 가상자산이다.

심지어는 그가 거액을 보유했다고 알려진 위메이드의 가상자산 위믹스(WEMIX)도 김 의원이 투자한 시점인 2021년에는 클레이튼의 서비스체인을 기반으로 했다. 이후 위메이드의 자체 개발 블록체인으로 옮겨진 것이다.

김 의원이 상장 전 투자해 의혹이 불거진 넷마블의 가상자산 마브렉스(MBX) 역시 클레이튼의 서비스체인 기반이다. 서비스체인은 클레이튼 메인 블록체인에 연결된 일종의 사이드체인이다.

이처럼 '카카오 계열'에 집중된 그의 투자 목록은 '게임 테마'에 집중돼 있기도 하다. 위믹스, 마브렉스, 젬허브, 보물행성 등은 가상자산이 적용된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 P2E)' 게임 테마 코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김 의원이 게임 업계로부터 로비를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넷마블은 "김남국 의원을 포함해 어느 누구에게도 사전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넷마블의 이 같은 해명은 김 의원의 클립 거래 내역에서 드러난다. 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김 의원은 마브렉스를 포함한 게임 테마 코인 대부분을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이자 탈중앙화거래소(DEX)인 '클레이스왑'을 통해 거래했다.

단, 위믹스는 빗썸 지갑에서 클립 지갑으로 이체한 내역이 있다. 따라서 김 의원이 빗썸 등 거래소 지갑에서 어떻게 위믹스를 '최초 취득'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해명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②'30억 몰빵' 신생 코인 클레이페이 보유 내역, 의도적으로 숨겼나

두 번째 의문은 김 의원이 지난 8일 낸 입장문에서 왜 '클레이페이' 거래 내역을 의도적으로 숨겼는지다.

지난 8일 김 의원이 낸 입장문에는 현재 그가 클립에 A토큰 1억3600여만원어치와 B토큰 5819원어치, C토큰 53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보유 현황 이미지도 공개됐다.

김 의원은 토큰 이름을 지워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후 드러난 그의 클립 지갑 주소 상 거래내역을 살펴보면 A, B, C 토큰을 금액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 A토큰은 클레이(KLAY), B토큰은 클레이스왑토큰(KSP), C토큰은 다이스(DICE)였다.

그런데 김 의원의 클립 지갑에는 그의 캡처본에서 누락된 4600만원가량의 클레이페이(KP)토큰이 추가로 있었다. 클립에 보관된 토큰 내역에서 아래 부분을 누락하고 캡처한 것으로 보인다.

김남국 의원이 지난 8일 공개한 입장문에 첨부된 가상자산 지갑 '클립' 내 코인 보유 내역. '클레이페이' 보유 내역이 아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첨부된 이미지에서는 잘렸다.
김남국 의원 소유로 추정되는 '클립' 지갑의 가상자산 보유 내역을 블록체인 상 데이터로 본 결과. 입장문 속 클립 지갑 캡처본에는 없었던 '클레이페이' 토큰 4600여만원치가 보인다. 이를 누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클레이튼스코프 갈무리

이에 더해 김 의원은 입장문에서 7600만원가량의 토큰을 예치한 캡처 내역도 공개했다. 하지만 캡처한 토큰 예치 내역에도 KSP 토큰 예치 금액 등이 누락된 것으로 보인다. 블루웨일 지갑 조회에 따르면 김 의원은 6000만원어치(입장문 낼 당시 6500만원어치) KSP 토큰을 보유 중이다. KSP 토큰은 클레이스왑 내 여러 '유동성 풀'에 예치돼 있어, 그중 일부 유동성 풀에 예치된 KSP 토큰 내역이 캡처본에서 누락됐다.

누락한 보유 내역 중 '클레이페이'는 이후 언론 보도를 통해 그가 30억원이나 되는 거액을 투자한 '신생 코인'임이 밝혀졌다. 이에 그가 신생 코인에 30억원이라는 '몰빵 투자'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입장문에서도 의도적으로 클레이페이 보유 내역을 누락한 게 아닌지 논란이 일었다.

또 김 의원이 클레이페이가 발행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거액을 투자했다는 사실도 주목받았다. 미공개 정보 없이 이런 투자가 가능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내용도 해명돼야 할 전망이다.

③매수하자마자 '시세 급등' 마브렉스·메콩코인, 어떻게 샀나

마지막 의문은 왜 상장 직전 마브렉스(MBX)를 매수하고, 메타콩즈 대체불가능 토큰(NFT)도 없이 메콩코인(MKC)을 거액으로 사들이는 등 '수상한 거래'를 했는지다. 미공개 정보 없이 이런 거래가 가능했냐는 것이다.

김 의원 클립 지갑 거래내역을 분석하면 그는 마브렉스가 빗썸에 상장된 지난해 5월 6일로부터 불과 며칠 전인 지난해 4월 21일부터 5월 3일까지 9억7000여만원어치에 달하는 마브렉스를 사들였다. 마브렉스는 빗썸에 상장된 후 이른바 '상장 빔'으로 기존 4만원대에서 6만원대까지 가격이 뛰었다. 단, 이에 대해선 넷마블 측이 어떤 정보도 제공한 적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메타콩즈 NFT도 없이 메콩코인을 4억원어치 매수하기도 했다. 클립 거래내역을 보면 지난해 2월 16일 김 의원은 클레이스왑에서 위믹스(WEMIX) 7만여개를 매도하고, 메콩코인(MKC) 5만7000여개를 사들였다.

김남국 의원 소유로 추정되는 '클립' 지갑 속 메콩코인 거래내역. 위믹스를 클레이스왑에서 매도하고 메콩코인을 사들인 내역이다. 클레이튼스코프 갈무리

가상자산 가격 집계 사이트 DEXATA에 따르면 당시 메콩코인 시세는 5달러대(6700원)로, 김 의원은 약 4억원에 달하는 메콩코인을 매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사흘 만인 2월 19일 메콩코인 가격은 최고점 15달러에 달하는 가격을 기록, 3배 이상 올랐다.

김 의원이 매수한 지 사흘 만에 가격이 3배 올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가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후 메타콩즈 프로젝트를 이끄는 멋쟁이사자처럼 측이 "김 의원의 메콩코인 대량 구입은 메타콩즈 NFT(대체불가능 토큰) 보유 없이 이뤄져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김 의원이 메콩코인을 구입한 배경에 대해서도 큰 의문점이 남았다.

이는 메콩코인이 메타코인 NFT 보유자(홀더)들이 쓰는 코인이기 때문이다. 홀더들이 NFT 2개를 짝지어 교배(브리딩)하거나, 향후 출시될 마켓플레이스 '콩즈샵'에서 활용할 수 있는 코인이다. 사실상 메타콩즈 NFT가 없으면 의미가 없는 코인이란 얘기다.

따라서 김 의원은 오로지 시세 차익만을 목표로 메콩코인을 사들였다는 결론이 나온다. 특히 그가 메콩코인을 매수하자마자 가격이 급등했으므로 이에 대한 의혹도 해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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