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유치 발벗고 나선 佛 마크롱... “법인세도 더 낮춰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을 베르사유 궁전에 초대해 투자 유치에 나선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파리 인근의 베르사유 궁전에서 ‘추즈 프랑스(Choose France·프랑스를 선택하세요)’ 행사를 개최하고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200여명을 만난다.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이듬해인 2018년부터 이 행사를 열었다. 해외 투자 유치, 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통령이 직접 글로벌 기업 CEO를 초청하는 자리다. 올해는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CEO 등이 참석한다.
롤랑 레스퀴르 프랑스 산업부 장관도 이날 프랑스앵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행사에서 프랑스 동부의 태양광 패널 공장에 약 7억1000만유로(약 1조3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추즈 프랑스’ 행사를 통해 지난해까지 1600여건의 누적 투자와 4만5000여개의 일자리를 유치했다.다만 행사에서 발표되는 투자 약속이 항상 지켜지는 것은 아니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엘리제궁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행사의 가장 큰 목표는 스웨덴의 가구 대기업 이케아(IKEA)에서 9억1000만 유로(약 1조3천억원), 글로벌 제약사인 화이자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서 각각 5억 유로, 4억유로를 유치하는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앞서 지난 12일 프랑스 북부 항구도시 됭케르크를 방문해 대만 배터리업체 프롤로지움의 52억유로(약 7조600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한 자리에서 15일에 발표될 투자 규모는 100억유로(약 14조5천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며 “2018년 처음 행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 규모”라고 언급했다.
블룸버그는 “외국 자본 유치는 마크롱 정부의 대표적인 경제 정책이었고 지난 6년간 여러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며 “프랑스는 투자 유치 순위에서 계속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고, 실업률은 떨어졌으며 코로나19와 에너지 위기 속에서도 경제 성장이 회복세를 보인다”고 진단했다.
컨설팅업체 언스트앤영에 따르면 프랑스의 투자 유치 건수는 2022년 1259건으로 영국(929건), 독일(832건)을 제치고 선두를 차지했다. 프랑스는 마크롱 대통령 취임 전인 2016년만 해도 영국(1138건), 독일(1063건) 보다 적은 779건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2019년부터 두 국가를 앞서기 시작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업 투자 확대 및 고용 창출을 위한 법인세 인하 추진 의지도 재확인했다. 그는 14일 프랑스 일간 로피니옹과의 인터뷰에서 법인세 및 중산층 소득세율 인하를 지속 추진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부자 감세 논란에도 취임 후 법인세를 33.3%에서 25%로 점진적으로 낮춘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당선된 후 법인세 인하, 노동법 유연화 등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펼쳐 왔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의 이 같은 친기업적 행보가 국민 지지를 받진 못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연금 재정적자가 심화되자 연초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정년을 현행 62세에서 64세로 늘리는 연금개혁을 추진했다. 이에 반발하는 여론으로 화염병과 물대포가 오고가는 시위가 프랑스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 개혁을 두고 프랑스 노동단체 사이에선 “정부가 기업과 부유층이 아닌 노동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좌파 연합 ‘뉘프’ 소속인 녹색당(EELV)의 마린 통들리에 대표 역시 이날 프랑스3 방송 인터뷰에서 “지난 몇 년 동안 기업에 대한 지원금이 20%나 올랐고, 이에 대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정년 연장을 추진한 것”이라고 정부를 비난했다.
앞서 지난달 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췄다. 신용등급이 AA-인 국가는 체코와 아일랜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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