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학력 조례' 서울시의장 직권 공포에 서교협 "엄중 규탄"(종합)

김현기 의장 "교육청의 대법원 제소·집행정지결정 신청 유감"
서교협 "스승의날, 아이·교사에게 필요한 것 무엇인지 성찰해야"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서울시의회가 '서울특별시교육청 기초학력 보장 지원에 관한 조례'를 의장 직권으로 15일 공포했다.

서울시교육청과 진보 교육계는 조례안이 불필요한 학력경쟁과 사교육비 증가를 부추기는 등을 일으킬 수 있다며 반발해 왔기 때문에 논란이 예상된다.

초·중·고교 학생들의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한 이 조례는 지난 2월14일 서울시의회 서울교육 학력향상 특별위원회에서 제안해 3월10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4월3일 재의를 요구하면서 한 달 뒤 제31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재의결된 바 있다.

지방자치법 제32조 제6항에 따르면 재의결한 조례를 교육청으로 이송하면 교육감은 지체 없이 공포해야 하고, 교육감이 5일 이내에 공포하지 않으면 지방의회 의장이 조례를 공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이 조례가 법령에 위반된다고 판단, 이를 공포하는 대신 대법원 제소 및 집행정지 결정을 신청할 방침이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조례가 위법하다는 주장에 대해 "법령을 준수하면서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재의결된 조례"라며 "기초학력 보장 업무는 명백한 자치사무이며, 학교별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 공개는 법령 위반과 무관한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장은 이어 "교육청이 해당 조례를 공포하지 않는, 무책임한 행동에 심히 유감스럽다. 교육감이 본 조례에 대해 대법원에 제소하기로 한 것은 시민의 정보 접근권과 공교육 정상화 시도를 철저히 무시하는 태도"라며 유감을 표했다.

이에 대해 서울교육단체협의회(서교협)는 긴급성명을 내 서울시의회 의장을 엄중 규탄했다. 서교협은 "대법원 판결이 있기 전까지는 조례의 위법성 여부가 쟁점이니 확정 전까지는 그 시행을 잠시 정지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법을 시행했다가 대법원에서 위법한 것으로 판결한다면 그간에 시행된 일들을 전부 되돌려야 하고, 그에 따른 법적, 행정적 비용이 초래될 위험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서교협은 "성적 공개가 가져올 사회적 파장은 이미 이병박 정권 시절 전국 일제고사 실시로 확인이 됐고 박근혜 정부에서도 실패를 인정하고 초등학교 학업성취도 평가는 폐지, 이후 표집(3%)로 전환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스승의 날을 맞이해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성적 공개 욕망에서 벗어나 지금 우리 아이들과 교사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깊이 성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