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코리아’야~” 화려한 코치진과 함께 대표팀, 출항 준비 완료 [D-11 BFA컵]
[스포츠서울 | 화성=황혜정기자] 대한민국 여자야구 국가대표 대표팀이 화려한 경력의 코칭스태프와 함께 세계 대회를 향한 여정 출항을 준비 완료했다.
전(前)롯데자이언츠 감독과 LG트윈스 감독 및 단장을 역임한 양상문(62) 스포티비 해설위원이 대표팀 감독을, 국가대표 2루수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2015 프리미어12 금메달 등 대한민국 야구 최전성기의 중심이었던 정근우(41)가 타격·수비 코치를 맡았다.
2001년 LG에 1차 지명돼 19년 프로 생활 전부를 LG에서 뛴 원클럽맨이자 통산 57승 41세이브 113홀드를 올린 이동현(40) SBS스포츠 해설위원이 투수 코치로, 역대 3번째로 데뷔 첫 타석(2002년 4월26일)에서 홈런을 때려낸 前롯데·SK와이번스 포수 허일상(44)이 배터리 코치로 대표팀을 지도하고 있다.
2017년 KIA타이거즈 우승 당시 정규시즌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했던 정용운(32)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투수 코치를 맡았고, 여기에 前여자야구 국가대표로 지난 2008년 여자야구 대표팀의 사상 첫 세계대회 무대를 밟은 방순진(45)이 선수들의 컨디션을 관리하는 트레이너로 함께한다.
오는 21일부터 홍콩에서 열리는 여자야구 아시안컵(BFA)이 2주를 채 남겨두지 않았다.
대표팀 양상문 감독은 “남은 기간 동안 기본기에 충실한 훈련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양 감독은 “실수가 계속해서 나오면 경기가 엉망이 된다.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본기 훈련을 조금 더 세밀하게 가다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감독이 애초 계획한 만큼 실력을 끌어올리진 못했다고 한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그렇지만 조금씩 좋아지는 게 눈에 보인다. 선수들도 부족한 부분을 잘 알고 있어 열정을 갖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팀은 오는 24일 출국해 오는 26일 일본과 경기를 시작으로 대회 일정을 소화한다. 27일에는 B조 예선 통과 국가와 경기를 치르고, 28일에는 필리핀과 경기를 갖는다. A조와 B조 상위 2팀이 슈퍼라운드에 진출해 메달 색깔을 놓고 싸운다. 슈퍼라운드에 진출해야 오는 8월에 열리는 세계야구월드컵에도 진출할 수 있다. 조 2위 안에 드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대표팀은 현실적으로 조2위를 노리고 있다. 세계 최강 일본과 한 조가 됐기 때문이다. 일본 여자야구 대표팀은 우리나라 남자 고등학생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대표팀은 일본과 첫 경기에서 힘을 빼기보단, 예선에서 올라오는 국가와 필리핀을 잡는 2승1패 전략을 갖고 있다. 양 감독은 “우리의 타깃은 필리핀이다. 필리핀은 직전 대회 3위를 한 강팀이다. 필리핀의 전력을 빨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민 정서상 일본과 대결에서 크게 지면 안 될 것 같다는 질문에 양 감독은 “현실적으로 가겠다. 일본과 첫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겠다. 슈퍼라운드 진출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타순 구성은 얼추 완성됐다. 양 감독은 국제대회인 만큼 투수 교체 타이밍도 빨리 가져갈 예정이다. 곧 투수진의 선발과 불펜 보직도 확정한다.
대표팀은 지난 13일 휘문중학교와 평가전을 가졌다. 5회까지 팽팽하게 맞섰으나 경기 후반부 실책이 연달아 나오며 졌다. 그러나 긍정적인 부분도 여럿 보였다. 야수진이 2차례 더블 플레이를 선보였다.
정근우 타격·수비 코치는 “서로 소통을 많이 하고 수차례 훈련을 통해 보완했던 플레이가 오늘 나와줬다. 원래 잘 하지 못하던 플레이였는데 선수들이 해보려는 의지를 보였다. 정말 많이 발전했다”고 칭찬했다.
정 코치는 “그동안 매주 토요일마다 평가전을 가졌기 때문에 연습량이 부족했다. 남은 두 차례 연습 기간 동안은 펑고 연습과 베팅량을 많이 가져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선수들이 처음보다 굉장히 많이 좋아졌다. 다른 나라 선수들과 맞붙는 순간을 빨리 보고 싶다.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정용운 투수 코치는 “선수들이 자신감을 더 가져야 한다. 단순히 볼넷을 주지 말자 이런 마음으로 던진다고 제구가 잡히는 게 아니다. 선수들에게 ‘어차피 타자들이 네 공 못 치니까 자신있게 가운데로 던져라’라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 전력에서 중요한 포지션은 포수로 꼽힌다. 허일상 배터리 코치는 “최민희, 이빛나 포수가 평일날에도 훈련을 하고 싶어 내가 운영하는 레슨장을 찾아온다. 그 정도로 열과 성을 보인다”며 “가장 중요한 건 날아오는 공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잘 막고 잘 잡으면 된다. 그런데 선수들이 하는 걸 보면 더 욕심을 내고 싶다. 남은 기간 도루를 잡는 송구 훈련을 더 강화할 생각”이라고 했다.
마침 오늘(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선수들은 지난 13일 힘을 합쳐 떡과 빵 그리고 옹기종기 모여 직접 쓴 롤링페이퍼를 코칭스태프에 전달했다. 양 감독은 선수들에게 선물을 준비하지 말라고 했지만, 선수들은 최소한의 감사를 표하고 싶어 기어코 마음을 모았다.
화려한 경력의 프로야구 출신 코칭 스태프 밑에서 하루하루 실력을 쌓아가고 있는 여자야구 대표팀이 4년 만에 국제대회 출항을 앞뒀다. 정근우 코치는 훈련 도중 유니폼을 가리키며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 모두 ‘코리아’(KOREA)네!” 국가대표로 세계를 누빈 정 코치가 선수단에 태극마크의 자긍심을 심어주고자 한 말이다.
‘코리아’ 유니폼을 입고 대표팀이 오는 24일 오후 12시 45분 UO619 항공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한다. 대회 중계는 대회 공식 사이트(hkbaseball.ocgl.live)를 통해 볼 수 있다. 귀국은 6월 2일 오후 9시 35분 UO626 항공편이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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