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 계좌 전수조사"…개미 피해 확산 우려
전문가 "리스크 해소됐다고 보기 어려워…검증 필요"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SG증권발(發) 대량 매도 사태로 당국이 CFD서비스 증권사 18곳, 총 3천400개의 계좌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가 다른 불씨로 번지지 않기 위한 방침이지만, CFD 반대매매로 인한 급락 종목이 또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은 CFD계좌 3천400개를 대상으로 주가조작 등 불공정 거래 연계 여부를 집중 점검한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금주현 금융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CFD계좌 전수조사 등 기획 테마 조사 실시를 알렸다. CFD는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주식 가격 변동 위험에 투자해 차액을 얻는 장외 파생상품이다. 최대 2.5배 레버리지(차입) 투자를 할 수 있다.
금융위는 국내 증권사 13곳과 외국계 증권사 5곳 등이 보유한 전체 CFD 계좌를 점검한다. 이번 주가조작이 최근 약 3년간에 걸쳐 치밀하고 장기적으로 이뤄졌던 만큼, 조사 범위를 2020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로 잡고 약 2개월 내에 집중 점검한다.
당국이 전수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힌 다음 날 두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12일 디와이피엔에프는 전일 대비 1만2천300원(29.93%) 하락한 2만8천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2020년 4월부터 천천히 오름세를 보여왔던 디와이피엔에프의 상승 곡선이 하루 만에 고꾸라져 고점 대비 43.63%가 빠졌다. 본격적으로 상승 전환한 2020년 4월의 시가는 8천440원이었다.
같은 날 신대양제지도 전일 종가 대비 28.04%까지 급락했다가 소폭 반등해 2천30원(24.64%) 내린 6천2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대양제지는 2020년 11월부터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성장했지만, 작년 10월부터 박스권에 갇히면서 보합세를 보이다 이날 폭락했다.
업계에서는 디와이피엔에프와 신대양제지도 CFD 계좌에서 담보 부족으로 반대매매가 진행돼 주가가 급락했다고 보고 있다. 두 종목의 매도 거래원으로 외국계 증권사가 상위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디와이피엔에프는 SG증권이 매도 4위를, 신대양제지는 모건스탠리와 SG증권이 각각 1위와 4위에 올랐다. 두 증권사 모두 CFD 거래를 많이 하는 외국계 회사다.
잔존한 CFD 리스크에 금융투자업계와 개인 투자자 모두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양새다. SG증권발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디와이피엔에프, 신대양제지도 CFD 반대매매로 인한 급락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추가 피해가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 24일 20조4천31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SG증권 사태로 점점 줄어 지난 11일 기준 18조6천574억원을 기록했다. 약 3주만에 1조7천545억원이 줄었다.
주식투자자 심리의 바로미터인 투자자예탁금도 지난달 24일 기준 53조3천474억원에서 지난 11일 기준 50조1천527억원까지 빠졌다. 9일에는 49억5천629억원까지 줄어 지난달 10일 이후 약 1달 만에 투자자예탁금이 5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CFD 리스크가 일단락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위험성 회피 대응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최근 증권사의 신용공여한도 도달과 증거금율 조정 등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면서 해당 주가 리프팅은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며 "CFD는 투자자 반대매매 등 증거금 상향조정이 난해한 점을 감안하면 해당 수요의 CFD 이전에 대한 레버리지 배율 제한 등의 조치가 강구돼야 할 것"이라 말했다.
또한 "과도한 신용융자 체결 급증, 신용잔고 상승, CFD 채널을 경유한 매매증가가 의심되는 종목군에 대한 리스크 오프 대응이 필요하다"며 "보유 포트폴리오에 연초 랠리가 집중됐던 종목에 신용거래체결 유인이 있었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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