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도 선생님? 글쎄요"…'스승의날' MZ 교사들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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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어요. 그러나 다시 태어나면 교직은 선택 안 할 것 같아요."
스승의 날인 15일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담임을 맡고 있는 A씨(30)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A씨도 "남자 교사인 저에게도 성희롱적인 말을 하는 경우도 많고 분노 조절이 힘든 아이들이 선생님을 때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교사를 보호할 제도가 없는 부분이 힘들게 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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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 추락·무분별한 민원·낮은 임금…3가지 문제점 개선해야
(서울=뉴스1) 한병찬 유민주 기자 = "기억에 남는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어요. 그러나 다시 태어나면 교직은 선택 안 할 것 같아요."
스승의 날인 15일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담임을 맡고 있는 A씨(30)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되새기고 그 은혜를 기념하기 위한 스승의 날이지만 나날이 추락하는 교권, 낮은 임금, 악성 민원 증가로 교사들의 고충은 깊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8일까지 전국 교원 675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교직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만족한다'는 답은 23.6%로 10명 중 2명에 그쳤다. 2006년 이후 최저치다.
특히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선택하겠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은 20%로 5명 중 1명꼴이었다.
뉴스1은 이날 현직에 있는 젊은 교사 3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학생들의 폭행과 욕설 등으로 멍든 이들은 "교권은 보호되지 않고 교원을 보호하는 제도도 미비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의 소망은 3가지다. △교권 보호 대책 마련 △무분별한 민원 해결 △정당한 임금이다.
수원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직을 맡고 있는 B씨(여·28)는 지난해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를 지닌 학생의 문제 행동을 제지하다가 폭행당했다. B씨는 "예의 바른 학생들도 많으나 종종 교사의 지시에 불응하는 학생이 있다"며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에 대한 대책 매뉴얼이 없어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꼬집었다.
A씨도 "남자 교사인 저에게도 성희롱적인 말을 하는 경우도 많고 분노 조절이 힘든 아이들이 선생님을 때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교사를 보호할 제도가 없는 부분이 힘들게 한다"고 토로했다.
추락하는 교권뿐만 아니라 급증하는 각종 민원과 낮은 임금도 교사들을 괴롭힌다.
용인에서 교직을 맡고 있는 C씨(여·33)는 "학생인권조례가 세워진 뒤 학생 인권은 올라갔지만 교권은 점점 하락하는 추세"라며 "아동복지법 시행으로 인해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돼 교육 현장의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동학대의 경계가 불분명해 정당한 지도도 언제든지 아동학대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드는 상황이다"며 "무분별하게 혹은 보복적 용도로 교사를 아동학대 신고하는 것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급여도 문제다. A씨는 "부장 수당도 20년 동안 동결이고, 담임 수당도 십수 년째 2만원 인상된 게 끝이고 임금 인상률도 2% 미만으로 실질임금은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며 "물가인상률 등을 고려해 현실에 맞게 시정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런데도 이들은 교실을 지킨다. 투철한 사명감으로 학생들에게 헌신한다. 학생들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B씨는 아이들이 밝게 웃을 때, C씨는 스승의 날 아이들의 삐뚤빼뚤한 손편지를 받을 때 교직을 선택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A씨는 "40분 수업 시간 집중하기 힘들 텐데 지적 호기심을 채우려는 학생들의 열정을 보면 행복하다"며 "쉬는 시간에 와서 하교 후, 주말에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조잘조잘 얘기해주는 아이들을 보면 이 직업이 사랑받는 직업이구나 생각이 들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스승의 날을 맞아 이들은 학생들에게 입을 모아 말했다.
"스승의 날이라고 많은 사랑을 줘서 고맙다. 항상 배려하고 남을 존중하면서도 나를 사랑하는 멋진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자."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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