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이영 장관… 납품대금 연동제·복수의결권 성과
업계 숙원 해결 앞장… 5개국 돌며 수출 독려
1년간 간담회만 944회 “스타트업 대책 준비”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작년 5월 취임 일성으로 제시한 키워드는 소상공인의 자립과 기업 간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 혁신을 막는 규제 해소였다. 정보통신(IT) 보안 솔루션 회사를 20년간 이끌어온 기업인으로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보겠다는 다짐이었다.
이 장관은 지난 1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을 위한 손실보전금 집행부터 중소기업계의 숙원이었던 납품대금 연동제를 통과시키기 위해 바쁜 날들을 보냈다.
◇ 코로나19 손실보전금 집행 주력… ‘이태원 회식’ 챌린지 제안
중기부는 이 장관 취임 1주년을 맞아 1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여의도에서 정책토론회를 열고 그간 중기부가 추진한 주요 정책의 성과를 짚었다. 토론회에는 중소·벤처기업 및 소상공인 대표들이 참여했다.
이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그간 중기부가 추진한 주요 정책으로 ▲코로나·이태원 참사 등 위기 극복 ▲납품대금 연동제·복수의결권 등 업계 숙원 해결 ▲벤처·스타트업 세계시장 개척 지원 등을 언급했다.
이 장관이 취임 후 가장 먼저 챙긴 것은 코로나19 방역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의 손실을 보상하는 것이었다. 중기부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23조원 규모의 손실보전금을 추경으로 편성했고, 추경 통과 다음날부터 지급을 개시해 이틀만에 예산의 75%를 집행했다.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복합위기·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경제위기 극복에도 앞장섰다. 중기부는 작년 9월 말 종료 예정이었던 자영업자·중소기업 대상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연장했고, 부실채권 채무조정을 위한 새출발기금을 출범했다.
작년 10월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이후 이 장관은 한 달에 한번 꼴로 이태원을 찾아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고 ‘헤이, 이태원’, ‘이태원 회식 챌린지’ 등 상권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회식 챌린지에는 서울시장과 주한 아일랜드 대사 등이 참여했다.
◇ 업계 숙원 해결에 앞장… 납품대금 연동제·복수의결권 통과 성과
벤처기업인 출신 답게 업계 숙원 해결에도 앞장섰다. 14년동안 중소기업계의 숙원과제였던 납품대금 연동제와 3년동안 지지부진했던 복수의결권 제도 등 굵직굵직한 과제가 이 장관의 손을 거치며 국회의 문턱을 넘었다.
납품대금 연동제는 원도급업체와 하청업체 간 하도급 거래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이 변동할 경우 이를 납품대금에 반영하는 제도다. 중기부는 이 장관 취임 후인 작년 6월 민관합동 납품대금 연동제 태스크포스(TF)를 마련하며 법제화를 위해 노력했고, 작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오는 10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복수의결권 제도는 비상장 벤처기업 및 스타트업 창업자에게 1주당 최대 10개의 의결권을 가진 주식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창업자의 지분이 30% 아래로 떨어지면 발행할 수 있다. 2020년부터 논의가 시작됐지만, 제도 남용을 우려해 법안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있었다. 이 장관은 직접 의원들을 설득했고, 지난달 벤처기업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오는 11월 본격 시행된다.
국내 최초로 전면적 네거티브 규제 특례가 도입되는 ‘글로벌 혁신특구 조성방안’도 이 장관의 작품이다. 글로벌 혁신특구는 대학과 연구소,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는 ‘한국형 혁신클러스터’로, 연내 2~3곳이 조성된다.
◇ 업계 간담회 944회… 스타트업 종합대책 준비 중
해외 수출 확대 지원책도 마련했다. 뉴욕에서 2억2000만 달러 규모 글로벌 펀드를 조성했고, 중동에서는 두바이에 1호 GBC를 개소했다. 작년부터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방안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 등의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 장관이 8회에 걸쳐 총 5개국을 돌아다니며 거둔 성과다.
중기부는 한국이 글로벌 창업대국으로 도약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범부처가 협업한 ‘스타트업 코리아 종합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중소기업 분야에서는 스마트 공장 고도화를 통해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지역대표 중소기업 300개를 육성할 방침이다.
이 장관은 정책토론회 기조연설 직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부임 첫 해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었지만, 부처 인프라가 완비돼있지 않은 상황에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지난 1년간 업계 간담회 944회를 진행하면서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가장 내세울만한 성과를 묻는 말에는 남품대금 연동제·복수의결권 통과를 꼽았다. 그는 “납품대금 연동제가 쏘아올린 공이 지식산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면 경제 체질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면서 “복수의결권도 기업 성장을 위해 필요한 제도를 기업이 주도권을 가지고 선택하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중기부는 조만간 범부처 협업과제인 ‘스타트업 코리아 종합대책’을 공개한다. 이 장관은 “대책에 포함될 사업 중 일부만 말하면 현재 17개 지방중기청이 있는데, 사이버공간에 18번째 중기청을 만들 계획”이라면서 “기존에 나온 스타트업 정책에서 디지털 경제 부문을 보완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남품대금 연동제를 통과시킬 때도 5개 부처와 협업하기 위해 뛰어다녔다”면서 “많은 부처와 문제를 협의하고 있고, 중기부가 담은 내용이 끝까지 현실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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