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알코올 중독' 30대 아들 살해한 엄마…징역 3년

밤에 이상한 행동 '반복'…안마봉으로 때려 사망
재판부 "술에 의존하던 아들 적극 부양한 점 참작"

부산지방법원 전경 ⓒ News1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지난 10년간 집에서 술만 마시던 알코올 중독 아들과 갈등을 빚은 모친이 아들이 밤에 이상 행동을 반복하는 것에 화가 나 살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장기석 부장판사)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다고 15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5월2일 새벽 부산 부산진구 집에서 편백나무로 만든 안마봉으로 아들 B씨(34)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가 10년 넘게 직업도 없이 집에서 술만 마시는 것 때문에 평소 자주 다퉈왔다.

B씨는 범행 며칠 전부터 한밤중에 박수를 치며 일어났다가 다시 앉는 행동을 반복했다. A씨가 하지 말라고 이야기해도 B씨는 말을 듣지 않고 이러한 행동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그동안 지쳐있던 A씨는 B씨가 계속해서 박수를 쳐 잠에서 깬 것에 순간적으로 화가 나 안마봉을 들고 B씨의 신체 여러 곳을 때렸다. B씨는 사흘 뒤 작은방에서 다발성 갈비뼈 골절 및 외상성 쇼크 등으로 숨졌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이번 재판에서 배심원 7명 전원이 유죄를 평결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이 사건 전부터 피고인에게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자를 보내거나 벽을 보고 손벽을 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여왔다"며 "피고인은 피해자의 이상 행동에 화가 난다는 이유로 안마봉으로 때린 뒤 3일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범행으로 피해자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피고인이 술에 의존해 살아가는 피해자를 약 10년간 적극적으로 부양한 점과 피해자의 폭언으로 지쳐 있던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blackstam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