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윤리특위에라도 제소해야” 잇따랐지만 무산, 왜?

이지윤 2023. 5. 1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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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소속된 김남국,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하자" 민주당 의원총회서 의견 봇물

수십억대 코인 보유 논란으로 당 윤리감찰단과 진상조사단의 조사를 받고 있었던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어제(14일) 오전 전격 탈당 선언을 한 뒤 오후에 바로 탈당계를 접수했습니다.

탈당하면 민주당원이 아니기 때문에 더는 당 조사를 받아야 할 의무가 없습니다. 이에 따라 당 조사를 회피하기 위해 탈당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는데요.

어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이를 우려한 의원들의 의견들이 쏟아졌습니다.

무소속이 된 김남국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해 강제적으로 조사를 받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민주당 의원 일동 명의로 발표하는 결의문에도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랐습니다.

밤늦게 의원총회가 끝나고 40분 뒤 민주당은 결의문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 결의문에는 김 의원을 윤리특위에 제소하겠다는 말은 없었습니다.

■ 비명계 "국회 윤리특위 제소, 당연히 결의문에 들어갈 줄 알았는데..."

비명(비 이재명)계에선 곧바로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박용진 의원은 오늘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특위 제소에 대해 "중진들도 얘기했고, 초선들도 얘기하고, 정말 많은 사람이 말했다"며 "'윤리특위 제소하겠습니다'가 어제 결의문의 첫 번째 항으로 올라올 거라 생각했는데 없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최종적인 결의문을 보고 매우 불쾌해서 의원들 전체 방에 '어떻게 된 일이냐', '원내대표도 이 부분에 대해서 해명해 주시라' 했는데 '미흡한 점이 있다', '양해해달라' 이걸로 지금 끝난 상태"라며 불쾌감을 토로했습니다.

결의문에 들어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당내에서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갑니다.

한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가 윤리특위 제소를 결의문에 넣는 것을 반대했다"고 밝혔습니다. 어젯밤 의원총회가 끝난 뒤 지도부끼리 모여 결의문 문구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가 해당 문구를 넣는 걸 반대했다는 겁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도 KBS와의 통화에서 "대표의 대국민 메시지(사과)와 실제 메시지는 다른 것"이라며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 지도부 관계자는 "김 의원에 대한 윤리특위 제소를 전체 의원들이 다 동의한 건 아니다"라며 "결의문엔 모두가 공감하는 내용만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윤리특위 제소가) 안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오늘 취재진과 만나 "어제 그 부분(윤리특위 제소)에 조금 이견을 가지신 분들도 계셨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에 추가적인 논의가 있을 거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어제(14일) 김남국 의원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 대국민 사과한 이재명… 그런데 김남국 조사는?

어제 이 대표는 오후 4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 의원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이 대표는 "어려운 민생고 속에서 신음하시는 우리 국민 여러분께 당 소속 국회의원이 그런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하루 24시간, 정말 불철주야로 국민들의 삶을 챙겼어야 될 선출직 공직자로서의 책무를 충실히 다하지 못했다는 점 우리 국민들께 실망 드린 점 대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을 것"이라고 거듭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 대표가 이렇게 공개 사과를 하기 1시간 전 열렸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선 김 의원에 대한 조사를 놓고 '갑론을박'이 오갔습니다.

한 지도부 소속 의원은 "김 의원이 탈당했기 때문에 당헌·당규상 당 차원의 조사는 더이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고, 일부 최고위원들은 이에 반발해 "그래도 김 의원을 계속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지도부 사퇴해야" "이재명 재신임 물어야"...이재명 리더십 또 '시험대'

어제 열린 의원총회에선 이재명 대표를 포함해 당 지도부에 책임을 묻는 의원들의 목소리도 잇따랐습니다.

한 다선 의원은 김 의원 사태에 당 지도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지도부 사퇴"를 공개적으로 거론했고, "이재명 대표에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는 발언을 한 의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 이어 연이어 터진 악재가 이재명 지도부의 리더십을 다시 시험대에 올려놓은 상황인데요.

민주당은 어젯밤 발표한 결의문에서 김 의원에 대한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계속 진행하고 관련법 개정도 이달 안에 마치겠다고 밝혔지만, 이 대표 책임론에 사퇴 요구까지 나온 만큼 당내 갈등은 다시 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지윤 기자 (easynew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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