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쿨파]中 세계1위 자동차 수출국, 장난감 팔던 중국 아니다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중국이 올해 1분기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에 등극했다. 더 이상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이나 장난감을 수출하는 나라가 아니라 어엿한 제조업 강국으로 거듭난 것이다.
일본은 그동안 만년 세계 1위 자동차 수출국이었다. 그런데 중국이 그런 일본을 제쳤다.
중국의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15일 중국이 결국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에 등극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해관총서와 자동차공업협회 자료를 인용, 올해 1분기(1월~3월) 중국의 자동차 수출이 107만 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일본의 올해 1분기 수출은 95만4000 대에 그쳤다. 이에 따라 분기별이지만 사상 처음으로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전세계 자동차 수출 1위에 올랐다.
2020년 이전 중국의 연간 자동차 수출은 약 100만 대 정도에 머물렀었다. 그러다 2021년 중국 자동차 수출이 200만대를 처음으로 돌파, 한국을 제치고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수출국이 됐다.
이후 2022년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311만 대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독일을 제치고 세계 2위의 자동차 수출국이 됐다.
그랬던 중국이 1년도 못 돼 올해 1분기에만 자동차 수출이 100만대를 돌파, 올해 전체로는 40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로써 분기 기준으로 일본을 이미 제친 데 이어 연간 기준으로도 일본을 추월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이 전기차에 강점이 있어 수출량이 급속하게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137만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전기차 수출은 34만8000 대로 전체의 약 25%다. 수출 물량의 4분의 1이 전기차인 것이다.
물론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 엔드(고품질) 제품은 여전히 벤츠 등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중국은 저가 자동차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를 늘리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크리스마스트리나 수출했던 중국이 자동차 수출 1위에 등극했다. 수출 상품의 고품질화가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는 한국에 직접적인 위협이다. 이전까지 한국은 하이엔드 제품에, 중국은 로우엔드(저품질) 제품에 집중했기 때문에 국제 무역에서 직접 부딪힐 일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이제 자동차 시장은 물론 여러 제품 분야에서 한중이 무역전선에서 치열한 전쟁을 벌여야 할 형편이다. 이미 자동차 수출은 2021년 중국에 추월당했다.
이뿐 아니라 한국은 이중고를 맞고 있다. 한국은 14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와 7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중국의 부품 자립화가 크게 진전을 보이며 더 이상 한국 제품이 필요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은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함으로써 대중 특수를 만끽했었다.
그런데 이 같은 호시절이 이미 끝났다. 중국이 부품 자립화에 성공해 더 이상 한국산을 중간재로 수입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한중은 수출전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것은 물론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가 구조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자동차는 수만 개의 부품으로 이뤄져 현대 산업의 총아로 여겨진다. 그런 산업에서 중국이 세계 최대 수출국에 올랐다. 더욱 무서운 것은 중국이 전세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대세는 전기차다. 중국은 전기차에 특장점을 가지고 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자국의 테슬라가 아니라 중국의 비야디(BYD)에 투자하고 있다. 버핏은 기회 있을 때마다 “중국 BYD의 경쟁력이 테슬라보다 더 높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의 평생 파트너 찰리 멍거도 “애플에 이어 BYD 투자가 내 생애 최고의 투자가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전기차로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의 약진은 배가될 전망이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어려움도 배가될 것이다. 다른 제조업도 비슷할 터이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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