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도 MZ가 대세…하버드 출신 40대 당대표, 제1 야당 바꿨다

김누리 2023. 5. 1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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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 시각) 치러진 태국 총선에서 파란이 일어났습니다.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에 대한 염증으로 야권의 승리가 점쳐지던 이번 태국 총선에서 진보 정당 전진당(MFP)가 하원 500석 중 151석을 차지하며 제 1야당이 된 것입니다.

태국은 2017년 군부가 개정한 헌법에 따라 총리 선출에는 하원 의원 500명 외에 군부가 임명한 상원의원 250명도 참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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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타 림짜른닷 전진당(MFP) 대표/사진=로이터 연합뉴스


14일(현지 시각) 치러진 태국 총선에서 파란이 일어났습니다.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에 대한 염증으로 야권의 승리가 점쳐지던 이번 태국 총선에서 진보 정당 전진당(MFP)가 하원 500석 중 151석을 차지하며 제 1야당이 된 것입니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따르는 기존 제1야당 프아타이당 역시 141석을 차지하며 선전을 보였지만 2001년 이후 독점해오던 1당 자리를 처음으로 빼앗기며 야권의 우두머리 자리를 내놓게 됐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MFP는 43세의 젊은 대표 피타 림짜른랏이 이끄는 정당입니다.

그는 앞서 총리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1위에 오르며 돌풍을 예고했고, 실제로도 예상을 뛰어넘어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MFP는 왕실모독제·징병제 폐지, 동성결혼 합법화 등 군부 입장에서 볼 때 급진 좌파적인 정책을 내세우는 진보정당입니다.

2020년 군부 정권과의 대립 끝에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해체된 미래선진당(FFP)의 후신이기도 합니다.

피타 대표는 2019년 FFP의 총선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면서 정치권에 발을 들였습니다.

2020년 FFP의 해산 이후 태국에선 민주화 물결이 일었고, 같은해 새롭게 출범한 MFP의 당수가 됐습니다.

피타는 기업 출신의 엘리트 정치인입니다.

태국 민주화의 상징인 국립 탐마삿대학을 졸업하고, 선친이 운영하던 쌀겨 기름 회사를 잠시 맡아 운영했습니다.

이후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정책학 석사, 메사추세츠공과대(MIT) 슬론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땄습니다.

2017년~2018년 동남아시아 모빌리티 플랫폼 ‘그랩’의 태국 법인인 ‘그랩 타이’ 임원으로 일했습니다.

경영계에서 일해오긴 했지만 그의 집안 역시 정치권과 인연이 있습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그의 아버지 퐁삭 림짜른랏은 농업부 고문을 지냈고, 삼촌인 파둥 림짜른랏은 탁신 전 총리의 측근이었습니다.

피타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10대 시절 뉴질랜드에서 유학하던 시절부터였습니다.

그는 태국의 유튜브 프로그램에 출연해 “뉴질랜드의 오지로 유학을 갔는데 당시엔 채널이 세개밖에 없어 호주 드라마를 보거나 의회에서 열리는 토론을 시청하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었다”며 “숙제를 하면서 당시 뉴질랜드 총리였던 짐 볼저의 연설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단호하면서도 정중한 토론 스타일과 뛰어난 연설 솜씨로 대중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진보적인 정책 덕에 20·30대의 지지가 특히 높은데 태국에선 소셜미디어 틱톡에 피타의 사진과 자신의 얼굴을 합성해 올리는 유행까지 번지고 있다고 합니다.

피타의 숙제는 연정(聯政)입니다.

태국은 2017년 군부가 개정한 헌법에 따라 총리 선출에는 하원 의원 500명 외에 군부가 임명한 상원의원 250명도 참여합니다.

상·하원 합동 투표에서 과반인 376석 이상을 확보하는 쪽이 총리가 되는 것입니다.

MFP의 의석은 151석으로 제2야당 프아타이당의 표를 합쳐도 292표에 불과합니다.

연정 구성을 위한 각 진영간의 줄다리기가 펼쳐질 수 밖에 없습니다.

피타는 프아타이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해 야권이 집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야권 연정은 태국이 직면한 도전에 대처하기 위한 완벽한 길”이라며 “우리는 함께 태국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프아타이당은 탁신의 막내딸 패통탄이 이끄는 당으로 패통탄 역시 그의 아버지를 축출시킨 군부에 대해서는 크게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패통탄은 “국민들의 목소리가 가장 중요하다”며 전진당과의 연대를 시사했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nu11iee9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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