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에르도안 과반 득표 실패... 28일 결선투표 간다

개표율 97.95% 때까지 '50% 이상' 후보 없어
에르도안 49.34% vs 클르츠다로을루 44.99%
두 후보 "결선투표 수용"... 2주 후 양자 대결

14일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의 정의개발당(AKP) 당사 앞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지지자들이 '에르도안 승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앙카라=로이터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에서 사실상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이에 오는 28일 결선 투표에서 경쟁자인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와 다시 맞붙게 됐다.

15일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과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대선 개표가 97.95% 마무리된 가운데, 집권 정의개발당(AKP)의 에르도안 대통령은 득표율 49.34%를 기록했다. 클르츠다로을루 후보는 44.99%의 득표율을 보였다. 두 후보 간 득표율 차는 4.35%포인트로,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최종 개표도 마무리될 것으로 주요 외신들은 내다보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클르츠다로울루 후보도 이 같은 결과를 받아들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수도 앙카라에 결집한 지지자들을 향해 "선거가 1차 투표에서 어떻게 끝날지 우리는 아직 알지 못한다"면서도 "우리 조국이 두 번째 투표를 바란다면 이를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르츠다로을루 후보도 결선 투표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지에서는 애초부터 두 후보 간 박빙 승부를 점치는 전망이 많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년간 '철권 통치'를 유지해 왔지만, 오랜 경제난과 지난 2월 남부 지역 대지진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민심을 잃었다. '반(反)에르도안 연대'를 대표해 출마한 클르츠다로을루 후보는 에르도안 정부의 경제 실정을 파고들며, 최근 여론조사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을 소폭 앞서긴 했으나 안정적 지지율을 확보하는 데엔 실패했다.

당초 에르도안 대통령은 개표율 65%까지만 해도 51%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클르츠다로을루 후보를 앞섰다. 하지만 개표율이 90%에 육박하면서 클르츠다로을루 후보의 선전에 결국 50%선이 무너졌고, 28일 양자 대결을 벌여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이로써 튀르키예 대선의 최종 승자는 2주 후에 가려질 전망이다. AP통신은 "튀르키예가 여전히 에드로안의 지배하에 남게 될지, 야당 지도자 클르츠다로을루가 약속한 보다 민주적인 길을 다시 시작하게 될지 이번 (결선) 투표 결과에 달렸다"고 전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