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 “한국서 연주하는 건 특별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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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제게 특별한 곳이죠. 적어도 2년에 한번씩은 오고 싶었어요."
"음악에 열정적이고, 젊은 청중도 많아요. 한국에서 연주하는 건 매우 특별한 경험이죠." 미국 인디애나 태생인 그의 주변엔 유독 한국인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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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제게 특별한 곳이죠. 적어도 2년에 한번씩은 오고 싶었어요.”
미국의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56)이 내한한다. 이번엔 협연 무대다. 오는 18·19일 예술의전당에서 마르쿠스 슈텐츠가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춘다. 영국 명문 관현악단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ASMF)를 이끌고 내한한 지 5년 만이다.
그는 서면 인터뷰에서 “어느 나라 청중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데 그럴 때마다 한국 청중을 맨 앞에 꼽는다”고 했다. “음악에 열정적이고, 젊은 청중도 많아요. 한국에서 연주하는 건 매우 특별한 경험이죠.” 미국 인디애나 태생인 그의 주변엔 유독 한국인들이 많았다. 11살 때 여름캠프를 방문한 정경화의 연주를 들으며 바이올리니스트의 꿈을 키웠다. “인디애나 대학에 다닐 때 음대생의 절반이 한국인이라고 농담할 정도였어요.” 그는 “아내인 소프라노 라리사 마르티네즈가 한국의 거의 모든 걸 좋아하고, 한국 텔레비전 드라마와 쇼를 찾아보는 열렬한 팬”이라고 소개했다.
14살 때 데뷔해 일찍부터 천재로 주목받은 그는 1998년 영화 <레드 바이올린>으로 아카데미상을 받았고, 2001년엔 그래미상(최우수 독주자 부문)도 받았다. 2011년부터 지휘도 겸업하고 있다. 1959년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를 창단해 50여년을 이끈 지휘자 네빌 마리너(1924~2016)의 후임 음악감독이다. 그와 오래 손을 맞춰본 단원들이 그를 음악감독으로 추대했다. 독주와 협연은 물론 실내악과 지휘, 작곡과 편곡에서도 두각을 보이는 ‘전방위 음악가’다.
이번에 연주할 곡은 앙리 비외탕의 바이올린 협주곡 5번과 에르네스트 쇼송의 ‘시’. “비외탕의 이 협주곡은 작은 오페라 같죠. 극적이며 강렬하며 선율이 아름다워요. 아주 격렬하게 마무리되는데, 많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곡이죠.” 그는 “쇼팽이 위대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자였듯이 비외탕도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작곡자였다”며 “바이올린 연주자들한테 오래 사랑받은 곡”이라고 설명했다. 쇼송의 바이올린과 관현악을 위한 ‘시’에 대해선 ‘음악으로 지은 시’라고 했다. “곡이 제목과 딱 어울려요. 이 곡을 듣고 나면 기본이 좋아지고 고양되는 걸 느끼게 됩니다.”
그는 현대 작곡가의 새로운 곡들도 자주 연주하는데, 그만의 선곡 기준이 있다. “무조음악이나 아름답지 않은 곡은 좋아하지 않아요. 이런 견해를 보수적이라고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어떤 음악은 제게 아름다움으로 다가오지 않아요.” 그러면서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을 예로 들었다. “이 곡 곳곳에 아름답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그건 아름다움과의 대비를 위한 것이니 예외죠. 음악이 처음부터 끝까지 추하기만 해선 안 돼요.” 그는 “내 마음을 건드리는 곡을 만드는 작곡가를 만나는 게 쉽지 않지만 몇몇 작곡가를 찾아냈다”고 했다. 그는 ‘디 엘리먼츠’란 모음곡을 다섯 명의 미국 작곡가들에게 위촉해 오는 9월에 초연한다. 작곡가들은 각각 물, 불, 땅, 공기, 대기란 주제로 한 악장씩 작곡한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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