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송악산 매입 동의해놓고 심사보류…이해 어렵다”
제주도 “국제소송 등 파장 우려, 회기 내 해결 모색”
中투자자 190억에 사들인 땅, 도가 570억에 매입
공원 조성 등 계획
난개발 논란이 일던 제주 송악산 일대 중국자본의 사유지 매입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이 도의회에서 심사 보류되자 제주도가 “토지 소유자의 사유재산권 행사 등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변 국장은 “투자자는 송악산 주차장, 올레길, 송악산 진입로를 갖고 있어 사유재산권을 행사하게 되면 지역주민과 관광객 통행제한 등 불편과 경관 사유화가 우려된다”며 “남은 회기에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상정과 의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의회 설득 등 원만한 해결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지난 12일 제416회 임시회 중 제2차 회의에서 제주도가 제출한 2023년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송악산 일원 사유지 매입)에 대해 심사보류 결정했다.
도의회 행자위는 “송악산 일대 난개발 예방과 경관 사유화를 방지하고 투자자와의 소송, 국제투자 분쟁 해소를 위해 토지를 매입하고자 하는 것으로 사업의 필요성은 인정된다”면서도 “상당한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재정 확보 계획, 토지 매입 이후 활용 방안, 인근 주민 갈등 해소 및 주민 상생 방안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재정안정화기금을 끌어와 중국자본이 소유한 송악산 일대 토지를 매입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제주도는 난개발 방지를 위해 지난해 12월 송악산 유원지 개발 사업자인 중국계투자자 신해원 유한회사(모기업 청도신해원부동산개발)와 사업 용지 170필지 40만748㎡ 모두를 매입하기로 합의했다.
도는 이번 추경안에 지난해 8월 2일자로 유원지에서 해제된 송악산 유원지 부지18만216㎡(98필지) 매입에 필요한 161억원을 반영했다.
나머지는 내년 본예산에 반영할 계획이었다.
송악산 능선 인근 유원지에는 중국계 자본이 호텔·휴양문화시설을 조성하려다가 환경 훼손과 사유화 등의 논란으로 무산됐다.
2020년 10월 원희룡 지사 재임시절 송악산 일대 문화재 지정 등 항구적 보전을 위해 개발사업을 제한하는 ‘송악선언’ 발표 이후 사업시행예정자 행정절차가 중단됐다. 제주도는 송악선언 실천조치 계획에 따라 송악산 관리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용역을 추진했고, 최종적으로 해당 부지를 마라해양도립공원으로 확대 지정하는 안이 제시됐다.
투자자는 지난해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되고 유원지에서 해제되자 10월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 지정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하고 법무부와 외교부, 제주도에 ISD(국제투자분쟁) 중재의향서를 접수했다. 동시에 토지매매 의사를 제주도에 밝혀왔고, 제주도는 같은해 8월부터 11월까지 네 차례에 거친 협상 끝에 최종 합의안을 도출했다.
매매금액은 양 측의 감정평가법인이 평가한 평가액의 산술평균치를 적용하기로 해 총 410억원으로 산정됐다. 매매계약서는 올해 12월 이전에 체결하고, 올해까지 매매대금의 최소 30% 이상, 2024년까지는 매매대금의 최소 70% 이상이 지급되도록 노력한다는 조항을 담았다.
합의서 체결 후 양 측은 국내소송 및 국제투자분쟁 절차를 중지하고, 매매대금 중 계약금이 지급되는 경우 모든 절차를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최종합의안인 ‘송악산 토지매매 기본합의서’는 지난해 12월 23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동의안으로 의결됐고, 같은달 29일 제주도와 투자자 간 합의서가 체결됐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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