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솔의 솔직토크] 유칼의 눈물 그리고 '동료' 조선제일검 유칼 - ③
(MHN스포츠 이솔 기자) 지난 인터뷰에서는 첫 플레이오프까지의 메타, 팀 내 분위기 등 플레이오프를 향한 순간을 이야기했던 유칼 손우현.
이번 인터뷰에서는 중국 대륙을 울렸던 유칼 본인에게 '유칼의 눈물' 당시의 감정과 더불어, 동료들과 함께 한 재미있는 에피소드 등을 들을 수 있었다.
소속팀 서포터 야오야오가 인터뷰 중 유칼의 슈퍼플레이에 "유칼, 뭐라도 사줄까?"라며 유칼을 언급했는데, 실제로 엄청 친한가보다.
가장 친한 선수인 것 같다. 성격이 정말 순하다. 롤로 치면 '탱커'인데, 놀리는 족족 재미있는 리액션을 선보인다. 얼굴만 봐도 웃기다는 말이 야오야오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한때는 한국어로 '나는 바보입니다'라는 말을 다른 뜻으로 알려준 적이 있었다. 한 동안 '나는 바보입니다'라는 말을 달고 살았는데, 야오야오가 뭔가 의심이 들었는지, 이를 찾아보고 '니가 바보다'라며 되돌려주기도 했다. 스스럼없이 장난치는 '진짜 친구(찐친)'다.
TT의 분위기 메이커는?
베이촨이다. 재미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뜬금없는 노래-랩'이다. 연습실에 들어가면 조용하거나 서로 작게 잡담하는데, 뜬금없이 베이촨이 노래를 부르거나 랩 같은걸 한다.
(의외다, 눈매부터 날카로운 이미지인데?) 진짜 그렇다. 분위기와 완전 다르다.
처음엔 베이촨 선수와 미드-정글 합 맞추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서로 말도 잘 안 통한 데다가, 미드-정글이 유독 호흡을 맞추기 어려운 라인이라 생각한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처음 게임하면서 잘 맞는 느낌이 별로 없었다.
다행히도 시간이 해결해 준 것 같다. 서로 자연스럽게 알아가다 보니 서로를 믿게 됐고, 믿으면 믿을수록 게임이 더 잘 풀려갔다.
TT의 마지막 퍼즐, 후안펑 선수는 어떤 선수인가?
특징은 한국어를 약간이나마 할 줄 안다는 점이다. 기본적인 단어들을 아는 수준이었지만 그 단어들을 활용해 어떻게든 호야와 나에게 말을 많이 걸어줬다. '성격이 참 유한 친구'라고 생각하게 됐다.
대회에서 보여주는 과묵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참 재미있고, 잡담을 좋아하고, 적극적인 성격을 가진 선수다.
후안펑 선수를 이야기하다보니 이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후안펑 선수가 위로했던 '유칼의 눈물' 당시는 어떤 상황이었나?
TES를 이기면 플옵도 가까워지고, 가장 이기고 싶었던 상대였기도 했다. 특히 맞상대했던 루키 송의진 선수에 대해 프로생활 내내 항상 잘한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런 선수를 언젠가는 넘어서고 싶었다.
당시 내 몸상태도 안좋았다. 조류독감에 걸려서 너무 몸이 아팠다. 힘든 상황이었지만 집중력을 짜내고 짜내서 경기를 펼쳤다. 어려운 상황에서 승리한 만큼 기쁨도 배가 됐다.
시즌동안 다소 고전했던 후안펑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데, 그날 재키러브라는 리그 최상위권 원거리 딜러를 상대를 만났는데, 뜻밖에도 신들린 듯한 움직임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어냈다.
이렇게 내가 힘든데도 리그 강팀으로 손꼽히는 TES를 상대로 분전해주는 동료들을 보며 정말 뼈저리게 동료애를 느꼈다. 당시 그 눈물은 TES를 꺾은 기쁨, 그리고 동료애가 섞인 행복한 눈물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팀원들의 반응은 어땠나?
위로해주는 분위기였다. 사실 경기 안부터 내가 너무 몸이 좋지 않다 보니 오더나 의사소통을 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팀원들이 내 몫까지 더 많이 말하고, 더 많이 무언가를 해주려고 노력했다. 경기 내내 '이게 팀이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후안펑선수가 유칼을 위로하며 무슨 말을 했던 것 같다.
"니가 깬거 상대 넥서스 맞다. 우리 넥서스 아니다"라고 농담하며 기분을 풀어주려고 했다. 그리고 "이제 다 끝났다. 이겼으니 즐기자"라며 위로해줬던 기억이 난다. 후안펑의 위로를 듣고 실제로 무대 위에서도 울다가 웃었다. 좋았다.
감동적이고 재미있는 비하인드 씬 이야기였다. 시즌 중반 iG 미드라이너 도브와의 트래시토크도 궁금한데, 계기가 있나?
"한국에서부터 친했다. 중국 가서도 여전하다. 이미 서로 볼 꼴 못볼꼴 다 본 사이였다. 심지어 분하게도 도브선수가 연승중이었다. 그래서 더 부담없이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유칼은 도브 선수가 속했던 인빅터스 게이밍(iG)과의 경기를 두고 '원래 (나보다) 못 하는 선수다. 탑으로 돌아가라'라며 도브에게 도발적인 트래시토크를 전한 바 있다. 전무했던 유칼의 '트래시 토크'에 국내 LPL 팬들은 물론, 중국 현지도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바 있다.
도브-호야선수를 빼고, 더 가까워진 한국 선수들이 있다면?
이전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빛잔-어둠잔'의 주인공 타잔선수, 그리고 오자마자 엄청난 활약을 선보인 룰러선수와도 더 친해지게 됐다. 타지생활 하다 보니 비슷한 처지를 느꼈던 것 같다.
간접적인 썬더토크 게이밍(TT)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던 이번 인터뷰에 이어, 오는 16일 공개될 인터뷰에서는 다음 시즌의 목표와 '번외 질문'을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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