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40년만에 최악가뭄… 굶주린 사자 민가 내려와 가축 공격하다 잇단 사살
아프리카에서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인해 인간과 사자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14일(현지 시각) CNN이 보도했다. 그간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사자의 서식지가 축소됐는데, 최근 가뭄까지 겹쳐 사자의 먹이인 야생동물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케냐야생생물국(KWS)은 지난 13일 케냐 남부 암보셀리 국립공원 근처의 음비리카니 마을에서 사자 6마리가 주민들에게 사살됐다고 발표했다. 사자들은 가뭄으로 먹이가 부족해지자 마을에 나타나 우리에서 키우던 염소 11마리와 개 1마리를 잡아먹었다. 이에 페니나 말론자 케냐 관광부 장관은 14일 주민들을 만나 “방황하는 사자에게 창을 던지지 말고, 대신 야생동물 보호소에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KWS는 야생동물이 출몰할 때를 대비한 ‘조기 경보 시스템’ 등을 주민들과 논의했다.
CNN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에만 케냐에서 사자 총 10마리가 민가 근처로 왔다가 사살됐다. 이 가운데 세계 최고령 야생 사자 중 하나인 ‘룬키토’라는 이름의 19살 수컷도 포함된 걸로 전해졌다. 보통 야생 사자 수명은 10~15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전 세계에 남은 사자는 2만~2만5000마리. 이 중 상당수가 사하라 이남에 서식하며 건조 기후보다는 초지에서 더 잘 산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케냐 관광부 등에 따르면 2020년 무렵부터 극심한 가뭄으로 케냐,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서만 2200만명이 기아 위험에 몰린 상태다. 여기에 가축 최소 800만마리를 비롯해 코끼리, 얼룩말, 기린, 버펄로 등 야생동물들도 대규모 폐사했다. 이와 관련, 동물 보호 단체 라이언 가디언스 관계자는 BBC에 “가뭄은 필연적으로 인간과 사자의 갈등을 증가시킨다”고 지적했다. 사막화와 대규모 농경지 개척으로 인해 야생동물들의 서식지가 파괴되거나 바뀌면서 인간과의 접촉과 충돌도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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