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돈 다 털어 사겠다”...2030 몰려간 동네는 어디? [매부리레터]

이선희 기자(story567@mk.co.kr) 2023. 5. 1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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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상계주공7단지 단지 전경 <한주형기자>
“결혼 앞두고 전세 알아보려다가 전세사기 무서워서 얼떨결에 내집장만 해버렸어요.”

직장인 김모씨(34)는 최근 경기도 수원시 구축 아파트 전용 59㎡(24평)를 매수했습니다. 결혼을 앞둔 김씨는 원래 전세를 살면서 돈을 모아 나중에 집을 사려 했습니다. 그러던 중 전세사기 뉴스를 보고 마음을 바꿨습니다.

“여자친구랑 저랑 둘이 악착같이 모은 돈에 전세 대출 받아서 전세로 살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불안해서요. 2년뒤에 전세집을 나가려 할때 전세 보증금 못 돌려받을까 걱정도 되고, 그렇다고 월세 살자니 아무래도 월세는 버리는돈 같아서 본의아니게 집을 매매하게 됐어요.”

전세포비아가 확산되면서 대표적 전세 실수요인 신혼부부들이 주택 매수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부모님과 합가하는게 아닌 이상 신혼부부는 전세, 월세, 매매 세가지중 무조건 하나를 선택해야합니다. 그동안 신혼부부들은 전세로 신혼살림을 시작하면서 돈을 모으고 청약이나 집을 매수하는 수순이었는데 일부 신혼부부들은 전세를 알아보다가 매수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전세가 부담스러운 신혼부부들은 월세를 알아보지만 월세는 더 부담스럽습니다. 경기도 이천 구축 아파트를 매수한 임모씨도 “월세 살면 돈을 못 모은다하고, 어차피 전세나 매매나 가격이 비슷해서 내집마련을 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소득이 적은 신혼부부는 대출을 일으켜 집을 사려 해도 소득에 대비해 대출 원리금을 계산해 대출해주는 DSR(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이 부담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특례보금자리론은 DSR을 보지 않습니다.

천안 서북구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특례대출 받아서 많이들 사신다. 급매랑 저가 아파트는 올해 많이 나갔다. 대부분 실수요자들”이라고 했습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신청액은 30조원을 돌파(4월30일 기준)했습니다. 이중 절반가까이가 30대 입니다. 자금용도별로는 신규주택 구입이 15조1575억원(6만3000건)으로 전체의 49.0%를 차지했고, 기존대출 상환도 13조1623억원(6만3318건)으로 42.5%에 달했습니다.

신청자들의 평균 연령은 30대가 40.1%(5만4979건)로 가장 많았으며 40대가 29.9%(4만940건)로 뒤를 이었습니다.

집을 사자는 매수심리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2주(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7.3으로 지난주(76.2) 대비 1.1포인트(p) 올랐습니다. 매매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수치가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입니다.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포함된 동북권은 81.5에서 82.6로 올랐습니다.

아파트 거래량은 1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거래량 증가가 대세 상승으로 이뤄질지는 지켜봐야한다며 신중한 입장입니다. 전세 기피로 인해 매수세가 붙은 측면도 있지만, 이 말은 전세 기피는 전세 수요 급감으로 역전세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1분기 거래량 증가는 30대를 주축으로 한 신규 매수 수요와 좀더 비싼 동네로 옮기거나 평형을 넓히는 갈아타기 수요가 이끈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자들은 전세 수요 급감으로 인한 ‘역전세’ 리스크가 있어서 투자 수요가 어떻게 움직일지 지켜봐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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