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군용기 4대 추락…'우크라 격추설'에서 아군 '오인 사격' 논란도

김성식 기자 2023. 5. 1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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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폭격하려 출격…수호이 전투기 등 4대 추락
SNS서 추락 영상 확산…러군 지도부에 질타 쏟아져
우크라이나 국경과 접한 러시아 브랸스크주 클린치에서 13일(현지시간) 군용기가 추락해 검은 연기가 올라오는 모습이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됐다. 2023.05.13.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우크라이나를 향해 출격한 러시아 군용기 4대가 자국 영공을 넘어가기도 전에 국경 인근에서 추락했다. 추락 원인을 두고 우크라이나군 방공망에 격추됐다는 분석과 함께 러시아군의 오인 사격 가능성도 제기됐다.

러시아 경제지 콤메르트산트는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향해 출격한 러시아 군용기 4대가 국경 인근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방공망에 격추돼 조종사 4명이 모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격추된 군용기는 러시아 수호이(Su)-34 전투기와 Su-35 전투기, Mi-8 헬기 2대로 편대비행을 하던 도중 우크라이나 국경과 접한 러시아 브랸스크주 클린치에서 거의 동시에 추락했다.

당초 전투기는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니히프 일대를 폭격할 예정이었다. 헬기는 전투기를 측면에서 지원하고 조종사들이 비상탈출할 경우 이들을 태우고 오기 위해 함께 출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러시아 용병기업인 와그너(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번 추락사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추락 직전 러시아 방공망이 가동됐을 가능성을 암시했다.

프리고진은 14일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총 네 대의 비행기가 추락한 지점들을 원으로 그리면 지름이 대략 40㎞인 것을 알 수 있다"며 "인터넷에 접속해 원의 중심에 어떤 종류의 방공 무기가 있는지 살펴보고 스스로 결론을 내보라"고 했다.

프리고진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러시아군이 자국 전투기를 사격을 한 셈이 된다. '푸틴의 더러운 칼'로 불리는 프리고진은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 격전지인 바흐무트 전장에서 자신이 이끄는 와그너 그룹이 '탄약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며 러시아 지도부를 향해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러시아 국영 매체인 타스 통신은 이날 러시아 SU-34 전투기가 브랸스크에서 추락했다고 보도했지만 추락 원인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또 소방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헬기 1대가 엔진 화재로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40㎞ 떨어진 브랸스크 클린치 인근에 추락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사실관계를 확인해달라는 콤메르산트의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사건과 관련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미하일로 포돌약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항공기가 폭탄 공격을 가하려고 했지만 미확인 인물에 의해 파괴됐다"며 "러시아의 업보"라고 주장했다.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4대의 항공기가 모두 추락한 게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친러 성향의 군사전문 블로거 보이예니 오스베도미텔은 5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하늘 높이 날던 헬기가 갑자기 폭발한 뒤 화염을 토해내며 지상으로 추락하는 영상을 올렸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Mi-8이 미사일에 의해 격추된 것 같다'는 댓글을 달았다.

오스베도미텔도 "적이 우리군을 공격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국경 지대로 방공망을 옮긴 뒤 헬기를 상대로 매복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추락한 헬기는 적의 무전과 표적신호를 교란하는 전자전을 수행할 수 있었음에도 공격을 당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국방 및 외교 전문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는 "우크라이나의 조직적인 공격으로 러시아 군용기 4대가 모두 추락했다"며 "몇몇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이 사건을 포착해 러시아 공군의 작전 수행 방식을 비판하고 지도부의 과실과 무능을 질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우크라이나는 서부 흐멜니츠키에서 러시아 무인기(드론)가 폭격을 가해 민간인 11명이 다치고 철도 등 도시 기반 시설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사용한 드론은 샤헤드-131과 샤헤드-136으로 총 22대가 출격했지만 18대는 우크라이나 방공망에 의해 격추된 것으로 ISW는 분석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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