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치지형 뒤집은 진보정당…탁신계 '선거 무패신화'도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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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치러진 2023 태국 총선에서 가장 급진적인 진보 정당으로 꼽히는 전진당(MFP)이 돌풍을 일으키며 태국 정치사를 새로 썼다.
비공식 개표 결과 제1당에 오른 전진당의 승리는 아직 불투명한 정권 교체 여부를 떠나 지난 20여년간 이어진 '군부 대 탁신' 구도를 일거에 뒤집은 역사적인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탁신계 정당은 2001년 이후 선거에서 한 번도 제1당 자리를 내주지 않고 '무패 신화'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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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14일(현지시간) 치러진 2023 태국 총선에서 가장 급진적인 진보 정당으로 꼽히는 전진당(MFP)이 돌풍을 일으키며 태국 정치사를 새로 썼다.
비공식 개표 결과 제1당에 오른 전진당의 승리는 아직 불투명한 정권 교체 여부를 떠나 지난 20여년간 이어진 '군부 대 탁신' 구도를 일거에 뒤집은 역사적인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이번 선거 직전 전진당 피타 림짜른랏 대표의 인기가 급상승하기는 했지만, 제1당은 프아타이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프아타이당은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막내딸인 패통탄 친나왓이 총리 후보인 정당이다. 탁신계 정당은 2001년 이후 선거에서 한 번도 제1당 자리를 내주지 않고 '무패 신화'를 이어왔다.
본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사전여론조사와 출구조사에서도 프아타이당이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제 개표 결과는 달랐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태국 정치가 새로운 시대로 진입했다고 해석했다.
1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티띠난 뽕수티락 쭐랄롱꼰대 교수는 "매우 놀랍고 역사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프아타이당은 이미 끝난 포퓰리즘 정책으로 잘못된 전쟁을 치렀다"며 "전진당은 제도적 개혁이라는 다음 단계의 싸움으로 몰고 갔다"고 설명했다.
통신재벌 출신인 탁신은 2001년 총선에서 총리 자리에 올랐고, 2005년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2006년 쿠데타로 축출됐고, 2008년 부패 혐의 재판을 앞두고 해외로 도피했다.
탁신계 정당은 포퓰리즘 정책으로 농민과 도시 빈민층 등 이른바 '레드 셔츠' 계층의 지지를 얻어왔다. 탁신의 부재에도 그의 여동생 잉락 친나왓은 태국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됐고, 이번 총선에서는 패통탄이 전면에 나섰다.
프아타이당은 이번에도 경기 부양을 위해 16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1만 밧(39만원)을 디지털 화폐로 지급하겠다고 공약해 포퓰리즘 논란이 일었다.
반면에 전진당은 왕실모독죄·징병제 폐지 등 파격적인 정책을 내세워 젊은 층의 지지를 얻었다.
미시간대의 켄 마티스 로떼빠논은 "2001년 이후 탁신계가 모든 선거에서 편안하게 이겼지만 이번에 뒤집어졌다"며 "프아타이당이 선거를 지배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개표율 95% 현재 비공식 개표 결과 기준으로 하원 500석 중 전진당은 150석, 프아타이당은 142석을 차지해 각각 1당과 2당이 됐다. 군부 진영의 팔랑쁘라차랏당(PPRP)과 루엄타이쌍찻당(RTSC)은 각각 41석, 36석으로 한참 못 미쳤다.
2019년 총선에서는 프아타이당 136석, PPRP 116석, 전진당의 전신인 퓨처포워드당(FFP) 81석 순이었다. 당시와 비교하면 군부 측 의석이 약 40석 감소했다. 전진당은 FFP 시절보다 약 70석 늘었고, 프아타이당 의석은 6석 증가했다.
야권이 하원 500석 중 300석에 육박하는 의석을 확보했지만, 정권 교체가 보장된 상황은 아니다. 연립정부 구성 과정에서 진통과 혼란이 예상된다.
코넬대 타마라 루스는 "친군부 정당과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변화를 바라는 태국 유권자들의 뜻을 정중히 받아들여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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