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의 나라에서 뚱뚱할 권리 외치다...美 뉴욕시의 ‘차별금지법’

이시내 2023. 5. 1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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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건강 문제가 아니라 인권 문제다".

'비만의 나라' 미국에서 비만인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확대 도입되고 있다.

법안 발의를 이끈 숀 애브루 민주당 소속 뉴욕시 의원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18.1㎏(40파운드) 이상 살이 찐 후 자신을 대하는 주변의 태도가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이 문제를 의식하게 됐다"며 "비만인에 대한 차별이 암암리에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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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시 의회가 키와 몸무게를 이유로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사진은 법안 발의를 이끈 숀 애브루 민주당 소속 뉴욕시 의원. CNN

“이것은 건강 문제가 아니라 인권 문제다”.

‘비만의 나라’ 미국에서 비만인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확대 도입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시 의회가 키와 몸무게를 이유로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현재 시행 중에 있는 뉴욕시의 인권법은 연령·결혼 여부·장애·출신 국가 등 27가지 특성에 따른 주택·직장·공공시설에서의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번 법안 통과로 차별금지 항목에 체중과 키가 추가된 것이다. 

입법 공청회에선 법안 지지자들이 비만이라는 이유로 식당과 극장 등 공공장소에서 쫓겨났던 일, 월셋집을 구하는데 집주인에게 거절 당했던 경험 등을 공유했다. 

법안 발의를 이끈 숀 애브루 민주당 소속 뉴욕시 의원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18.1㎏(40파운드) 이상 살이 찐 후 자신을 대하는 주변의 태도가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이 문제를 의식하게 됐다”며 “비만인에 대한 차별이 암암리에 있다”고 지적했다. 애브루 의원과 함께 법안 발의를 주도한 테간 레첼러 미국의 비만인 권익단체인 NAAFA(National Association to Advance Fat Acceptance) 대변인도  "이 문제를 건강을 넘어 더 큰 틀에서 논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미국 성인의 비만 인구비율은 43%에 달한다. 성인 10명 가운데 4명꼴이 과체중인 '비만의 나라'에서조차 비만인에 대한 차별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뚱뚱한 '여성'에 대한 잣대는 남성보다 더 가혹하다. 밴더빌트대학 연구에 따르면 비만인 여성의 수입은 정상체중인 여성보다 시간당 5.25달러(7000원) 적다. 미국 공중보건학회지에 따르면 체중에 따른 차별은 미국의 인종 차별 수준과 비슷하다. 

이에 따라 미국에선 체중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 확대 도입되고 있다. 1976년 미시간주(州)를 시작으로 현재 6개 도시와 1개주에서 관련 법안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법 적용범위가 광범위하고 추상적이어서 “키나 몸무게를 이유로 차별을 당했는지 입증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안 도입으로 고소·고발 남용이 심각해질 거라는 우려도 있다. 조 보렐리 공화당 소속 뉴욕시 의원은 "이 법안으로 뉴욕시민들에 대해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나 역시 비만임에도 스스로를 피해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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