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대선 승자, 28일 결선서 가려진다…에르도안 운명은?

정윤영 기자 2023. 5. 1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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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최대 위기인가…野후보 초박빙 속 결선행
전문가들, 에르도안 우세 전망…"안정 내세울 듯"
14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서 대선이 진행된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지지자들을향해 연설을 펼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현지시간 14일 실시된 튀르키예 대선 투표에서 과반을 넘긴 후보자가 나오지 않아 2주 뒤 실시되는 결선 투표에서 최종 승자가 가려지게 됐다. 대다수의 외신과 정치 분석가들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승리를 점치고 있는 분위기다.

15일 튀르키예 국영 TRT 방송 등을 종합하면 대선 개표가 98.06% 완료된 가운데, 집권 정의개발당(AKP)의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49.34%,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는 44.9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두 후보자간 득표차는 4.35%p 수준이다. 이어 3위로 들어온 시난 오안 승리당 대표가 5.24%를, 0.43%를 획득한 무하람 인제 조국당 대표는 기권했다.

이날 선거에서 과반(50%) 이상 득표율이 나오지 않은 탓에 대선 결과는 오는 28일 결선에서 가려지게 됐다. 약 6400만명 유권자 가운데 이번 투표에 참여한 인원은 88%로 기록됐다.

일단 외신과 정치 분석가들은 2주 뒤인 28일 실시되는 결선에서 클르츠다로을루 후보의 약세를 점치며 에르도안 대통령이 결국 승기를 거머쥘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블루베리 자산운용의 이머징 마켓 애널리스트인 티모시 애쉬는 "현실적으로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후보에게 있어 최선의 결과는 1라운드에서 승리하는 것이었다. 이제 모멘텀이 에르도안으로 크게 이동했다"고 평가했다.

튀르키예 정치평론가인 하칸 악바스는 결선 투표에서 에르도안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에르도안의 연정은 (대선과 같이 실시한 총선에서) 야당 연정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2차 결선 투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앞으로의 2주는 튀르키예 역사상 가장 긴 2주가 될 것이며 이 기간 많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증시가 요동치고 환율에도 큰 불확실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투표 결과는 정치적 기로에 선 튀르키예의 심각한 양극화를 반영한다"면서 "이번 투표에서 에르도안의 집권 연립여당이 의회 과반수를 차지하면서 결선투표에서 잠재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영국 왕립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중동 및 북아프리카 담당 갈립 달레이 부연구원은 "현재 개표 결과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확정되면 집권 연립정부는 심리적 우위를 점하고 2차 선거에 임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선 투표를 앞두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미 의회 과반수를 확보한 만큼 안정을 강조하고 야당이 '테러리스트' 및 외세와 암묵적 연대를 하고 있다는 프레임을 씌워 국가 안보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싱크탱크인 유라시아그룹의 엠레 페커 유럽국장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이번 선거 결과는 승리다. 그는 자신의 높은 지지율, 의회에서의 깜짝 승리 그리고 현직이라는 점을 이용해 결선투표에 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3위로 들어온 오안 대표는 결선 투표의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까지 오안 대표는 에르도안과 클르츠다로을루 중 누구를 지지할지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그가 어떤 후보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결선에서 '킹 메이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가 튀르키예의 대선 결과에 주목하는 이유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클르츠다로을루 대표 중 누가 승기를 거머쥐느냐에 따라 세계 정치 외교안보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튀르키예는 에르도안 정권에서 군사 강국으로 부상했으며, 시리아에서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인 튀르키예는 그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중립적 입장을 견지, 다른 회원국들과 궤를 달리했다. 또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고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훼방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동맹으로 꼽히는 에르도안의 승리는 러시아 크렘린궁을 환호하게 만들고 바이든 행정부와 유럽·중동 지도자들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대선에서 에르도안의 발목을 잡은 주요 이슈는 경제난이다. 실제 튀르키예에서는 최근 몇년 사이 리라화 가치가 폭락했고 물가는 치솟았다. 이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민심을 되돌리고자 조기 연금 수령과 가정용 천연가스 무상 공급 등 민심 달래기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한편, 에르도안이 재선에 성공하면 2028년까지 대통령직을 이어갈 수 있는데, 중임 중에 조기 대선을 실시해 승리할 경우 2033년까지 임기가 연장되기 때문이다.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튀르키예 공화 인민당 대선 후보가 14일(현지시간) 앙카라에 있는 당사에 도착을 하고 있다. 클르츠다로을루 후보는 이날 득표율이 과반에 못 미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28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14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서 대선 결선 투표가 실시된 가운데 이스탄불에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투표용지를 들어올리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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