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러시아, 지정학적으로 이미 패배···사실상 中 속국 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미 지정학적으로 패배했으며, 사실상 중국의 ‘속국(vassal state)’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공개된 프랑스 일간 로피니옹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사실상 중국에 예속되는 형태에 돌입했고, 발트해에 대한 접근권도 잃었다. 스웨덴과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과 2년 전만 해도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었다”며 “이미 러시아는 지정학적으로 패배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분명히 해두건대 러시아는 이 전쟁에서 군사적으로도 승리해선 안 된다”면서 “따라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 향후 필연적으로 열리게 될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 문제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는 우리에게 달렸다”고 했다.
그는 “나는 항상 유럽의 안보망이 우크라이나를 완전하게 방어해야 한다고 말해 왔다”며 “그러나 러시아와 대치하지 않는 방향을 모색하고, 지속 가능한 힘의 균형을 재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파리를 깜짝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경전차와 장갑차를 비롯한 추가적인 군사 지원을 약속했다. 두 정상은 엘리제궁에서 만찬 회동을 한 뒤 올해 2000여명의 우크라이나 군인이 프랑스에서 훈련을 받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지난해 전쟁 발발 이후 한동안 해외 방문을 자제했던 젤렌스키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두 번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월에도 영국 런던을 방문한 이후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로 이동하기 직전 예고 없이 파리에 들러 마크롱 대통령과 만찬을 했다.
당시 프랑스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영국 방문 일정을 뒤늦게 파악하고선 런던과 브뤼셀 사이에 파리를 찍고 가는 일정을 ‘급조’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번 방문 역시 길게는 수일 전 일정이 일부 공개된 이탈리아, 독일 방문과 달리 도착 몇 시간을 앞두고 전격 공개됐다. AP통신은 프랑스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태워 오기 위해 독일에 비행기를 급파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을 앞두고 지난 주말 이틀새 이탈리아와 독일, 프랑스 등 3개국을 연이어 방문해 군사 지원을 약속 받는 등 광폭 외교전을 펼쳤다. 독일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전차와 장갑차 50대, 대공방위시스템 등 27억 유로(3조9400억원)의 대규모 지원 방침을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귀국 후 트위터에 “(동맹국을) 방문할 때마다 우크라이나의 국방력과 공격력이 강해지고 있다”며 “유럽과의 유대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고, 러시아를 향한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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