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후계자와 오타니가 FA 시장서 트레이드? 김하성의 팀이 변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미 스포츠전문매체 ‘블리처리포트’는 13일(한국시간) 2023-2024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 랭킹을 공개했다. 1위는 예상대로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 2위도 예상대로 훌리오 우리아스(27‧LA 다저스)였다. 사실 다른 매체의 랭킹 선정에서도 이 구도는 별반 다르지 않다.
메이저리그에 투‧타 겸업 신드롬을 불러온 오타니는 총액 5억 달러 이상이 확실시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액(마이크 트라웃)을 넘어 북미 스포츠 역대 최고액이기도 하다. 사이영상급 투수에 올스타 타자를 동시에 영입하는 것이니 이해가 되는 가격이다. 하지만 모두가 오타니를 영입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가격표를 보고 엄두도 못 낼 팀이 20개 이상이다. 그래서 관심을 모으는 선수가 우리아스다.
멕시코 출신으로 다저스와 아마추어 계약을 한 우리아스는 어린 시절부터 ‘에이스 잠재력’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만 20세도 채 되지 않은 2016년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어깨 부상이라는 시련이 있었으나 재기에 성공했고, 2019년 본격적인 복귀 시즌을 치렀다. 다저스가 2019년 최고의 활약을 한 류현진(토론토)을 포기한 건 우리아스의 자리를 만들어주려는 의도와도 무관치 않았다.
우리아스는 다저스의 기대대로 2021년 20승, 지난해 17승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 좌완 대열에 올라섰다. 그리고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다. 우리아스는 선발 최대어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요건을 두루 갖췄다. 실력도 있고, 좌완에다, 결정적으로 어리다.
대개 대학을 졸업하거나 다니다 드래프트에 응한 선수들은 빨라도 20대 후반에나 FA 자격을 얻는다. 리그의 특급 선수들이 서른을 기점으로 FA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그런데 우리아스는 이들보다 훨씬 더 어린 시점에 FA 자격을 얻는다. FA 시장에서 어린 나이는 절대적인 무기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래틱’의 칼럼니스트이자 메이저리그 대표 소식통 중 하나인 켄 로젠탈은 우리아스를 두고 ‘27세 나이에 시장에 나올 엘리트 선발 투수다. 그 설명과 일치하는 마지막 거물 선발 투수는 31년 전 그렉 매덕스’라고 평가하면서 ‘우리아스가 건강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2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할 7번째 선수가 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런데 다저스가 우리아스를 잡을지는 불투명하다. 다저스는 우리아스보다는 오타니에 더 신경을 쓸 가능성이 크다. 오타니를 잡기 위해 팀 연봉을 비우는 등 여러 작업을 마친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타니를 잡으면 역시 2억 달러 이상이 유력한 우리아스를 같이 잡기는 어렵다. 그래서 오타니를 놓친 팀들이 선발 보강을 위해 우리아스 영입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로젠탈은 ‘다저스가 오타니를 영입할 경우 LA 에인절스와 샌디에이고에게 우리아스는 더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팀 모두 영입의 당위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특히 로젠탈은 ‘멕시코계 미국인 구단주(아르테 모레노)가 오타니를 우리아스로 대체한다는 생각에 흥미를 가질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에인절스는 선발 투수가 부족하고, 오타니의 공백은 크다. 팬들의 실망감을 생각해서라도 선발 보강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다. 에인절스도 돈이 없는 팀은 아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다저스와 에인절스 사이에 에이스들이 FA 시장에서 트레이드되는 셈이다. 흥미로운 구도가 아닐 수 없다. 변수는 로젠탈이 예상한 것처럼 샌디에이고다. 샌디에이고 또한 오타니를 노리는 대표적인 팀 중 하나로 거론된다.
로젠탈은 ‘샌디에이고가 오타니를 잡는 데 실패한다면, 우리아스는 가장 논리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면서 ‘샌디에이고의 선발 로테이션은 깊이가 부족하고, 만약 구단이 후안 소토와 장기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우리아스에게 돈을 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으로 다저스가 오타니를 잡지 못할 경우 우리아스와 재계약을 할 것이라는 시각도 덧붙였다.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흥미로운 시장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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