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도체전 첫 3위 추락…‘떳떳한 패배’ 선택의 결과물
체육계, “스포츠 메카 자존심 상처”…명분·실리 잡는 대책 필요
지난 13일 성남시에서 끝난 제69회 경기도체육대회 1부에서 화성시가 6년 만에 정상을 되찾고, 대회 4연패에 도전했던 수원특례시는 3위로 내려앉았다.
도체전이 종료된 후 도내 체육계에서는 화성시의 정상 탈환보다 수원시의 3위 하락에 더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981년 인천광역시와 경기도가 분리된 이후 경기체육의 ‘맹주’로 군림했던 수원시의 첫 3위 추락은 큰 충격을 던져준 셈이다.
수원시는 이번 대회서 총 2만9천234점(직장운동부 육성점수 포함)을 득점, 원정 첫 종합우승을 위해 꾸준한 직장운동부 창단과 투자를 아끼지 않은 화성시(3만1천529점), 개최지의 이점을 최대한 살린 성남시(3만1천157점)에 2천점 안팎 뒤져 완패했다.
이번 수원시의 3위 입상에는 두 가지 시선이 있다. 도체전 우승을 위해 이른바 ‘선수 사오기’ 편법을 중단한 떳떳한 패배라는 시각과 ‘스포츠 메카’인 수원시가 지난달 경기도장애인체전서 7연패 달성이 무산된데 이어 도체전서도 패해 체육인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는 시각이다.
수원시는 시체육회 예산 가운데 그동안 도민체전만을 위한 선수 영입·육성비로 분류된 7억8천만원을 올해부터 생활체육 대회비(6억원)와 도체전 선발대회비(1억8천만원)로 전환했다. 한시적인 선수 영입의 편법을 사용해 도체전 정상을 차지하는 것이 더이상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시는 기존에 운영 중인 14개 직장운동부와 수원시 출신 대학선수 또는 지역에 거주하는 순수 시민들로 정정당당히 대회에 임해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었다. 이는 도내 상당수 시·군들이 오랜 관행처럼 저비용으로 취약 종목 전력을 보강해오던 ‘선수 사오기’를 더이상 행하지 않겠다는 선언적 의미가 담겨져 있다.
과정과 결과를 놓고 볼때 수원시는 편법에 의한 우승보다 정당한 패배를 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체육인들은 40여년 만의 첫 3위에 대해 아쉬워하고 있다. 지자체의 세를 대변하는 도체전에서 3위는 그동안 큰 자부심을 가졌던 체육인들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사기 저하로 이어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더불어 선수 영입·육성비를 1회성 생활체육 대회비로 전용해 사용되기 보다는 수원체육의 미래를 위한 학교체육 활성화와 저변확대를 위한 투자로 이용됐다면 충분한 명분이 됐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수원시와 시체육회로서는 ‘스포츠 메카’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한 명분을 살리고 실리도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할 시점에 놓여있다.
황선학 기자 2hwangp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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