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부채한도 협상 땐 19% 급락…이번엔 평온?[이번주 美 증시는]
최근 미국 증시의 최대 관심사는 정부의 부채한도 증액 여부다. 오는 6월 초까지 부채한도가 상향되지 않으면 미국 정부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맞을 수 있어서다.
부채한도 상향 권한은 의회에 있기 때문에 현재 백악관은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하원과 부채한도를 늘리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증시는 부채한도 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별다른 타격을 받고 있지는 않다. 결국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협상 타결이 늦어져 미국 정부가 디폴트 사태를 맞더라도 일시적인 사건으로 금세 끝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올해 단기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기술주 밸류에이션이 올라가고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유지되고 올 1분기 기업 이익이 기대 이상의 호조세를 보이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의 자산배분 리서치팀장인 크리스티안 뮬러-글리스만은 VIX의 하락은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과 재개된 금융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포함해 단기 충격에 대한 취약성을 증가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샤드 캐피털의 시장 전략가인 빌 블레인은 부채한도 협상에서 "언젠가는 무언가가 깨질 것"이라며 "약간의 잡음이 나온 후 모두가 여전히 분노하고 짜증을 내는 가운데 합의가 이뤄지며 (단기 국채) 금리의 급등은 완화되겠지만 미국 정부의 신뢰에는 금이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
모간스탠리의 미국 주식 전략가인 닉 렌티니에 따르면 1996년과 2013년에도 부채한도 증액을 둘러싸고 갈등이 노출됐다. 이에 따라 증시가 일시 약세를 보였으나 한창 강세장이었던 당시는 협상이 타결되자 다시 랠리가 이어졌다.
부채한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증시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때는 2011년이었다. 이 때는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까지 겹치며 증시가 상당폭 하락했다.
주식 트레이더 연감의 편집장인 제프 허쉬에 따르면 S&P500지수는 2011년 4월 마지막 거래일에 고점을 찍고 그 해 10월3일 바닥을 찍을 때까지 19% 하락했다.
그 해 여름 부채한도 협상이 좀처럼 타결되지 않으면서 디폴트 우려가 고조되자 신용평가 회사인 S&P가 미국의 트리플 A 등급을 박탈한 것이 주가 급락에 불을 지폈다.
모간스탠리의 렌티니에 따르면 2011년 부채한도 협상이 진행될 때 이미 흔들리고 있던 미국 증시는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된 뒤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두달간 12% 추가 하락했다.
골드만삭스도 현재 경기 사이클이 하강하고 있기 때문에 주식이 큰 폭으로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인플레이션이 정상화되고 있지만 성장률도 둔화되고 있으며 중앙은행의 정책은 여전히 긴축적이기 때문에 위험자산의 가격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US 뱅크 자산관리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롭 호워스는 "재무부가 지급 의무를 다하기 위해 동원하고 있는 특단의 조치가 거의 소멸되는 오는 6월1일이 가까워지기 전에는 부채한도 협상에 대한 미국 증시의 반응은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주에는 미국의 경제 상황과 관련해 소비 지출 현황을 보여주는 지난 4월 소매판매가 16일 발표된다. 소매업체의들의 실적도 줄줄이 공개된다. 오는 16일 홈디표, 17일 타겟, 18일 월마트가 실적을 발표한다. 미국의 소비 지출은 전체 경제의 68.5%를 차지한다.
이번주에는 연준(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의 공개 발언도 줄을 잇는다. 이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것은 오는 19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의 만남이다. 두 사람은 통화정책 전망을 주제로 대화할 예정이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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