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휴전 합의 하루 만에 또 공방

이윤정 기자 2023. 5. 1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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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남부 마을 베이트 라히아에서 이스라엘 폭격에 무너진 잔해 위에 14일(현지시간) 아이들이 앉아있다. 신화연합뉴스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PIJ)가 휴전에 합의한 지 하루 만에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가 발사됐다. 이스라엘군이 바로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휴전 합의가 무색해졌다.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IDF)에 따르면 이날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남부를 겨냥해 로켓 한 발이 발사됐다. 발사된 로켓 포탄은 사람이 살지 않는 공터에 떨어졌으며, 방공망이 가동되지 않았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다만, 로켓이 날아들면서 가자지구와 접경한 이스라엘 남부 해안 도시 아슈켈론에서 공습경보가 울렸다. 로켓 발사 직후 가자지구 무장 정파의 합동작전실 관계자는 아크사 라디오에 “로켓은 기술적 결함 때문에 발사됐으며, 휴전 약속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곧바로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하마스의 관측소를 공격하며 보복에 나섰다.

교전 닷새만인 지난 13일 이스라엘군과 이슬라믹 지하드는 이집트의 중재로 휴전에 합의했다. 그러나 합의 내용에 이슬라믹 지하드 측 요구사항 등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데다, 무력 충돌의 기폭제가 된 이스라엘 감옥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 인권 문제에 대한 언급도 없어 불안한 휴전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휴전은 13일 오후 10시 발효됐다. 그러나 휴전 개시 30분 전에도 가자지구에서 교전이 벌어졌다. 십수발의 로켓이 이스라엘 쪽으로 발사됐지만, 대부분 이스라엘의 방공 시스템에 요격됐다. 휴전 개시 예정 시각 이후에도 일부 로켓이 발사됐고, 이스라엘도 이에 대응했으나 곧 잠잠해졌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지난 9일부터 ‘방패와 화살’ 작전을 통해 가자지구 내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및 박격포 발사대, 무기 제조 및 저장고 등 420여곳의 거점을 타격했다. 또 이스라엘군은 정보기관 신베트와 공조해 로켓 부대 사령관과 부사령관 등 이슬라믹 지하드 고위 인사 6명을 정밀 타격해 제거했다.

이슬라믹 지하드 측도 10일부터 나흘간 이스라엘을 겨냥해 약 1500발의 로켓포탄과 박격포탄을 쏘며 맞섰다. 그러나 워낙 전력의 차가 심해 이번에도 가자지구의 피해만 극심한 상황이다.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는 33명, 부상자는 160여명에 달한다. 또 건물 940여채가 붕괴되거나 파손됐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그 가운데 1명은 이스라엘에서 일하는 가자지구 노동자였다. 부상자는 69명이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 책임자인 오마르 샤키르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포위와 점령이 지속되는 한 가자 지구의 휴전은 지속 불가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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