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톡톡'만 있으면 선생님 없이도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수현 2023. 5. 1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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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교육청, 2021년부터 도내 학교에 AI 학습지원 플랫폼 보급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앞두고 타 교육청도 관심…"공유 논의 중"
'아이톡톡'으로 수업 중인 초등학교 (창원=연합뉴스) 지난 11일 경남 창원 남정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아이톡톡'으로 과학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경남도교육청 제공] 2023.5.15

(창원=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지난 11일 기자가 참관한 경남 창원 남정초 5학년 과학 수업 모습은 여느 교실과 달랐다.

4∼5명씩 모둠별로 앉아 있는 학생들 앞에는 종이 교과서 대신 태블릿PC와 노트북이 결합한 스마트 복합기기가 놓여 있었다.

태양계 행성을 알아보는 이날 수업 시간 교사가 간단한 설명을 한 뒤 모둠별로 태양계 행성을 하나씩 조사하고 발표해보라고 주문하자 학생들은 복합기기를 통해 몇 번 검색하더니 발표 자료를 뚝딱 만들었다.

총 4∼5페이지 발표 자료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5분이 걸리지 않았다.

각 모둠이 만든 발표 자료는 바로 교실 앞 대형 모니터에 띄워져 반 학생 모두가 확인할 수 있었다.

발표 후엔 학습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학생들이 복합기기에서 간단한 퀴즈를 풀었다.

답을 맞히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개념을 보충 설명하는 영상 자료가 제공됐다.

몇 분간 마우스를 움직이지 않는 등 집중하지 않은 징후를 보여주는 학생의 화면에는 노란불이 깜빡이며 '집중하라'는 메시지가 뜨기도 했다.

집중해달라는 경고 메시지 보내는 '아이톡톡' (창원=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지난 11일 경남 창원 남정초등학교에서 열린 '아이톡톡' 시연에서 문제 풀이에 집중하지 않은 학생의 복합기기 모니터에 '집중해달라'는 경고 메시지가 띄워져 있다. 2023.5.15

교과서 없이 수업하고 배운 내용을 문제로 풀어보는 데 이어 틀리면 추가 학습까지 할 수 있는 것은 '아이톡톡' 덕분이다.

아이톡톡은 경남도교육청의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 교수학습 지원 플랫폼이다.

경남도교육청은 네이버 등과 힘을 합쳐 학습 관리와 맞춤형 교육 콘텐츠 추천 등 기능을 담은 아이톡톡을 개발해 2021년부터 도내 학교에 보급 중이다.

도내 교사들이 직접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출판사별 검인정 교과서, 교육과정 데이터를 아이톡톡에 연계하는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작업에 참여해 아이톡톡에 교과서를 탑재했다.

수업별 맞춤 퀴즈·영상 등도 지원되고, 2021년부터 축적된 학생들의 학습 정보를 기반으로 AI 추천 학습도 제공한다.

학생들은 아이톡톡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로 스스로 학습할 수 있고 수업 중 인터넷 검색 등으로 다양한 발표 자료를 만들 수 있다.

교사용 아이톡톡에는 학생들의 화면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학생들의 문제 풀이 참여도, 정답률 등 실시간 학습 참여 현황도 확인할 수 있다.

'아이톡톡'으로 수업 중인 초등학교 (창원=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지난 11일 경남 창원 남정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아이톡톡'으로 과학 수업에 참여해 발표 자료를 만들고 있다. 2023.5.15

수업에 참여한 남태우 군은 "교과서로 공부할 때는 너무 지루했는데 단말기를 써 공부하니 게임을 하는 것처럼 즐거웠다"며 "많이 틀리는 문제는 추천학습을 통해 복습할 수 있고 어려운 내용이 있으면 질문도 할 수 있어 선생님 없이 혼자서도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황금빛 양 역시 "종이(교과서)로 하면 지루한데, 아이톡톡을 통한 인터넷 공부는 공부라기보다는 놀이로 다가온다"고 입을 모았다.

교사 역시 아이톡톡을 통해 학생들이 듣고 보기만 하는 수업이 아닌, 직접 조사하고 발표하는 수업이 가능해진 것이 장점이라고 강조한다.

3년째 아이톡톡을 사용 중이라는 교사 이정민 씨는 "교사가 직접 가르치는 방식뿐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자율적인 교수가 가능해졌다"며 "처음에 (아이톡톡) 기능 사용법을 가르치는 데 시간이 꽤 걸리지만 사용법을 습득하면 아이들이 알아서 잘하기 때문에 오히려 (수업하는데) 수월하다"고 말했다.

경남도교육청의 아이톡톡은 다른 시·도 교육청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교육부가 2025년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할 예정인 가운데, 디지털교과서 현장 안착을 위해 AI 기반 교수학습 지원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아이톡톡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경남도교육청은 설명한다.

실제 최근 플랫폼 도입을 위한 사례 연구, 학습 데이터 연구 개발 등을 위해 경남도교육청에 문의하는 타 시·도 교육청의 연락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그중 서울·제주교육청과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AI를 활용한 아이톡톡이 (미래교육에서 중요해지는) 학생들의 개별성 발현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다른 시·도 교육청과 아이톡톡 공유 문제를 의논하고 있다"고 말했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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