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억 쓰고도 ‘리빌딩’...최원호 감독 미션, 110G에 ‘이길 준비’ 끝내기 [SS포커스]
[스포츠서울 | 문학=김동영기자] 감독 교체라는 초강수를 뒀다. 거대한 변화다. 꽤 많은 것이 변할 전망이다. 동시에 변화가 없기도 하다. ‘기조’가 그렇다. 결국 여전히 리빌딩이다. 한화 이야기다. 110경기 남았다.
한화는 지난 11일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다. 삼성전 4-0 완승 이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퓨처스를 이끌던 최원호 감독을 1군 사령탑으로 앉혔다.
최원호 감독은 예전부터 ‘차기’ 이야기가 있었다. 비교적 이른 시점이 됐을 뿐이다. 감독대행이 아니라 곧바로 감독으로 선임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수베로 감독 체제에서 팀이 너무 많이 졌다. 2021시즌부터 올시즌 5월11일까지 319경기를 했고, 106승 15무 198패, 승률 0.349다.
2021시즌 49승 12무 83패를, 2022시즌 46승 2무 96패를 기록했다. 작년의 경우 사상 초유의 100패를 당할 뻔했다. 당연히 팀 순위도 최하위다.
리빌딩을 주문하면서 데려온 감독이지만, 이렇게 지니까 구단도 팬들도 지친다. 비판의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일단 한화는 한 번 더 믿었다. 비시즌 채은성, 이태양, 오선진을 FA로 데려오며 돈도 썼다.
2023년에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31경기에서 11승 1무 19패, 승률 0.367이다. 꼴찌는 아니다. 9위다. 그러나 1위 SSG와 승차는 어느새 9.5경기까지 벌어졌다. 5위 KIA와 승차는 4경기. ‘올해도 가을야구가 힘들다’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올해는 이겨야 할 때”라고 했다. 뜻대로 안 되니 구단의 인내심도 바닥이 났다. 결과는 감독 교체다. 최원호 감독을 1군으로 불렀다. 그리고 12~14일 3경기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잔여 시즌은 110경기 남았다.
감독 교체는 기본적으로 분위기 쇄신 차원이 가장 크다. 나아가 더 많이 이기기 위한 결정이기도 하다. 그런데 한화는 최원호 감독에게 ‘승리’를 주문하지 않았다.
최원호 감독은 “구단에서 내게 ‘이기는 야구를 해달라’고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니다. 내년에는 시즌 초부터 이기는 야구를 정말 해야 한다. 올해는 셋업(set up)을 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2024시즌을 위한 셋업 주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셋업의 사전적 의미는 ‘건립하다’, ‘준비하다’, ‘수립하다’ 등이다. 결국 차기 시즌을 위한 준비를 한다는 뜻이다. 즉, 여전히 한화는 ‘리빌딩’ 중이라는 의미다.
뭔가 갑자기 후퇴한 모양새다. 채은성-이태양-오선진에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데려온 이명기까지 더하면 외부 선수 영입에 120억원을 썼다.
이 정도 지출을 했다는 것은, 지난 2년간 리빌딩 작업을 통해 어느 정도 성과가 나왔고, 올해는 달릴 때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또 셋업이다.
‘과거와 단절’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수베로 감독 체제에서 시행했던 것들 가운데 적지 않은 부분을 바꾼다. 대표적인 것이 시프트다. 최원호 감독은 “투수의 동의 없이 진행됐다. 투수들에게 의견을 다시 물었고, 유지할 것만 유지하고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박상원-강재민-김서현 필승조 확정을 말했고, 과도한 멀티 포지션 지양을 말했으며, 경기 중후반 벤치의 적극적인 개입도 언급했다. 수베로 감독이 비판받았던 부분들이다.
수베로 감독이 물러나면서 호세 로사도 코치, 대럴 케네디 코치도 옷을 벗었다. 이후 기존 코칭스태프가 운영하던 것에 손을 댄다. 결과적으로 기존 시스템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외국인 지도자 실패를 인정한 셈이다. 그래서 다시 리빌딩이다.
졸지에 최원호 감독에게 만만치 않은 미션이 떨어지게 됐다. 당장 2024시즌부터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하라고 한다. 여전히 팀은 최하위권이다. 더 좋아질 여지는 충분하지만,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긴 호흡으로 해도 부족할 판에, 잔여 110경기에서 많은 것을 이뤄야 할 상황이다. 아예 외부에 있던 것이 아니라는 점은 괜찮은 부분이다. 2년간 지켜봤고, 나름대로 고칠 점을 점검했다고 봐야 한다. 조기에 ‘이길 준비’를 끝낼 가능성도 있다.
결국 젊은 선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 최선이다.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코칭스태프를 대폭 바꾼 것도 아니기에 최원호 감독의 능력에 달렸다고 봐야 한다. 임무가 막중하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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