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2만m 상공에서 ‘웅웅’…이상한 소리 정체는 뭘까
존재 처음 알려져…특이 난기류 등 원인 조사
국제선 여객기의 순항 고도보다 2배나 높은 지구 2만m 상공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저주파 소음이 포착됐다는 미국 연구진의 분석이 나왔다.
저주파는 일반적으로 웅웅거리는 낮은 소리를 뜻하지만, 이번 저주파는 주파수가 너무 낮아 사람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존재 자체가 이번에 처음 알려졌다. 하늘을 떠도는 저주파의 원인이 무엇인지 밝히기 위해 연구진은 추가 연구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과학전문지 유레카얼럿과 라이브사이언스 등에 따르면 미 샌디아국립연구소 연구진은 최근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음향학회 학술대회에서 풍선을 띄워 지구 성층권의 소리를 잡아낸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7m 폭의 비닐 재질 풍선을 만들었다. 그리고 풍선의 겉면에 검은 숯가루를 포함한 도료를 발랐다. 검은색은 태양광을 잘 흡수한다. 흡수된 태양광은 열을 만들고, 열은 풍선 내부의 공기를 팽창시킨다. 이렇게 되면 풍선은 지속적으로 하늘을 향해 상승할 수 있다. 열기구에서 풍선 속 공기를 데우는 버너 역할을 태양광이 대신 한 것이다.
실제로 풍선은 성층권까지 거뜬히 올라갔다. 연구진을 이끈 다니엘 보우먼 샌디아국립연구소 박사는 유레카얼럿을 통해 “태양광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고도 20㎞까지 풍선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풍선을 2016년부터 50여차례 띄웠다.
연구진은 기압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해 초저주파를 잡아낼 수 있도록 고안된 ‘미기압계(microbarometer)’를 풍선에 달았다. 미기압계는 주로 화산 동향을 감시하려고 만들어졌다. 하지만 연구진은 지구에서 나타나는 다른 소리도 미기압계가 잡아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연구진은 위성항법장치(GPS)를 부착한 풍선을 하늘에 띄웠고, 수백㎞ 거리를 흘러가도록 놔뒀다. 이렇게 시행한 일부 비행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저주파가 포착된 것이다. 저주파는 한 시간에 수차례씩 잡힌 적도 있다.
이번 저주파 소음은 주파수가 너무 낮기 때문에 사람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존재가 알려진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이 저주파가 어디서 생기는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성질의 대기 내 난기류 등이 원인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분석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연구진은 계절과 지역을 달리해 또 다른 소리가 지구 하늘을 떠돌고 있지는 않은지 추가 연구를 해나갈 예정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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