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대선 '결승' 전망…리라화 트레이더 "가장 긴장된 2주"

김희정 기자 2023. 5. 15.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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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가 튀르키예의 대통령선거 투표 결과를 숨죽이며 기다리는 가운데 리라화 트레이더들이 변동성 대비에 나섰다.

대선 사전투표 개표 결과 뚜렷한 승자가 나오지 않아 2주 후 결선 투표 가능성이 높아지자 리라화 변동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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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투표결과에 숨죽이는 외환트레이더들
"향후 2주 튀르키예 정치에서 가장 긴장된 시기"…
정부 시장 개입해 리라화 지지, 외환보유고 고갈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부인 에미네 에르도안과 함께 15일(현지시간) 터키 앙카라의 AK당 본부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사진제공=튀르키예 대통령 공보실, 로이터 확보

전세계가 튀르키예의 대통령선거 투표 결과를 숨죽이며 기다리는 가운데 리라화 트레이더들이 변동성 대비에 나섰다. 대선 사전투표 개표 결과 뚜렷한 승자가 나오지 않아 2주 후 결선 투표 가능성이 높아지자 리라화 변동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5일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튀르키예 국영 은행이 리라화 환율을 1달러당 약 19.65로 유지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면서 아시아 외환 거래 시간 중 약간 약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선거 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12일 리라화는 1달러당 19.58로 마감했다.

이번 대선 1차 투표 개표가 마무리 수순을 밟는 가운데 과반 득표자가 없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오는 28일 2차 결선에서 야당 후보인 케말 킬릭다로글루와 다시 맞붙을 가능성이 있다. 국영 방송 TRT에 따르면 오전 1시30분(현지시간) 현재 에르도안 후보는 49.6%, 킬릭다로글루 후보는 44.6%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런던의 인터치캐피탈마켓의 수석 통화 분석가인 피오트르 마티스는 "앞으로 2주는 20년 전 정의개발당(AKP)과 에르도안이 집권한 이래 터키 정치에서 가장 긴장된 시기가 될 것"이라며 "리라화를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백도어 외환 개입이 향후 2주 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난 5년간 터키의 리라화 가치는 끝없이 추락했다. 리라화는 에르도안이 2018년부터 인플레이션 급등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금리인하, 환율통제, 국가 개입 등 여러가지 비정상적 정책을 추진한 이후 하방 압력을 받아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추산에 따르면 지난 16개월 동안 중앙은행이 시장에 개입한 금액은 총 1770억 달러에 달한다.

램캐피탈SA의 머니 매니저인 오게데이 톱큘러는 "이러한 결과가 나온다면 시장에 최악의 결과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2주 동안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킬리카다로글루의 야당 연합은 현 정부의 많은 경제 정책을 뒤집고 다른 국가와 유사하게 금리 상승 정책을 실시하는 한편 '자율적' 중앙은행 총재를 임명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하며 2019년 이후 3명의 중앙은행 총재를 해임했다.

해외 투자자들은 지난 6년 동안 리라화 자산을 매도해왔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투표 전 12일 터키 주식과 채권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총 보유액은 240억 달러 미만이었다. 이는 10년 전의 약 1520억 달러에서 감소한 수치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튀르키예의 경제 정책 전환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지난 5년 간 유출된 110억 달러 중 일부를 되돌리는 데 필수적이다.

뉴욕의 메들리 글로벌 어드바이저 상품 책임자 닉 스태드밀러는 리라화 가격을 지지하려는 튀르키예 정부의 노력에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고가 고갈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그들이 영원히 버틸 수는 없고 다음 몇 분기 안에 심각한 평가절하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우선은 정부가 추가 자본 도피를 막기 위해 이미 암묵적으로 시행 중인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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