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마운드의 마지막 키"…최준용표 돌직구, 어떻게 다시 신뢰를 얻었나
[OSEN=조형래 기자] “될 때까지 해보려고 했다.”
롯데 자이언츠 필승조의 한 축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던 최준용(22)은 시즌 개막부터 함께하지 못했다. 스프링캠프부터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 과거 통증이 있었던 팔꿈치와 어깨도 예민하게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개막 3주차인 지난달 21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첫 2경기였던 21~22일, 창원 NC전 1⅔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고 9연승으로 가는 주춧돌을 놓았다. 당시 선발진의 부진으로 불펜 과부하가 이어지던 시점에서 최준용의 복귀는 천군만마였다.
그러나 벤치에서 최준용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불안했다. 최준용이 준비 과정 자체는 의심하지 않았지만 경기 결과가 좋지 않으면 결국 신뢰를 줄 수가 없다. 26일 한화전 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1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후속 투수의 도움으로 홀드를 챙겼다. 그리고 28일 키움전에서는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한 채 2피안타만 기록하고 강판됐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결국 벤치도 신뢰를 주기 힘들다. 필승조로 생각했던 투수의 난조는 벤치의 계산도 흐트려 놓았다. 이후 2일 KIA전에서도 ⅓이닝, 3일 KIA전도 ⅔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여전히 1이닝을 책임질 필승조라고 볼 수 없었다.
이후 우천취소 등으로 약 일주일 간의 조정기간이 있었다. 경기에 나서지 않고 온전히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기간이 결국 최준용이 다시 신뢰를 얻는 전환점이 됐다. 최준용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그는 “그동안 자신감이 많이 사라졌다. 모든 투수는 마운드 위에서 결과가 나와야 자신감도 얻는데 그러지 못해서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라면서 “그래서 경기 전이든, 경기가 끝나고든 ‘될 때까지 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밤낮으로 열심히 내 것을 찾으려고 연습했다”라고 강조했다.
배영수 코치는 최준용이 마운드 위에서 불안할 때도 뒤에서는 ‘믿는다, 이제 잘할 때 됐다’라고 말하면서 최준용을 격려했다. 그리고 현재 투수조 전체의 밸런스와 하체 활용 등 컨디셔닝 파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김현욱 트레이닝 코치와 함께 최준용은 다시금 좋았을 때의 밸런스를 찾아갔다.
변화구 등의 필요성을 느껴서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의 변화구 연마에도 힘 썼다. 그러나 돌고 돌아서 최준용의 장기인 돌직구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밸런스를 조정하고 투수의 생각을 변화시켰다.
최준용은 “김현욱 코치님이 ‘너는 직구가 좋고 공 끝이 좋은 투수다. 아무나 쉽게 못 치는 공이다’라면서 자신감을 북돋워주셨고 장점을 살리는 방향을 생각했다”라고 설명하면서 “김 코치님과 하체를 활용해서 중심 이동을 하는 방법을 꾸준히 연구했다. 코치님께서 ‘선수생활은 기니까 어릴 때부터 고쳐놔야 나중에 편하다’는 말씀도 해주셨다”라고 전했다.
스프링캠프와 나홀로 2군에서 수련한 기간 등 최준용이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한 시간은 길었다. 그래도 이제 다시 필승조 한 자리를 맡길 수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변화의 조짐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첫 6경기에서는 3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한 채 7피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무실점이라고 하지만 내용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3경기에서는 4이닝 3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내용과 결과를 모두 챙기고 있다.
지난 11일 두산전 1⅓이닝 무실점으로 퍼펙트 피칭을 펼치며 7-6 역전극의 발판을 놓았다. 12일 KT전에서는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고 14일 KT전에서도 1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확실한 발판을 놓았다.
배영수 코치는 최준용을 보면서 “롯데 마운드의 마지막 키”라고 말한다. 그만큼 최준용을 향한 기대치는 크다. 잠시 방황했지만 이제 다시 신뢰를 얻고 필승조로 올라설 일만 남았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