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업체, 고금리 리스크에 분양계획물량의 '71%' 포기

15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4월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업체의 민영아파트 분양실적이 당초 계획물량의 29%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건설업체도 몸 사리는 지방의 경우 계획 대비 분양실적은 20% 수준이다. 이는 지난 3월 미분양 물량 증가세가 주춤하며 규제 완화로 수요 증가와 공급 위축이 맞물린 영향으로 분석된다./사진=뉴스1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국토교통부 선정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업체의 민영아파트 분양실적이 지난해 말 조사된 4월까지의 계획 물량 대비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비 상승과 금리 인상, 미분양 리스크 등이 맞물리면서 연초에 집중됐던 분양 일정이 줄줄이 연기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분양됐거나 분양계획인 민영아파트(민간분양·민간임대) 342개 단지 총 27만8958가구 가운데 125곳 14만6382가구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업체 물량으로 집계됐다. 올해 전체 공급물량의 절반 이상을 상위 10개사가 책임지는 셈이다. 연초 예정된 분양일정이 시장 분위기와 규제 완화 시점 등에 따라 줄줄이 연기되면서 지난달까지의 분양실적은 지난해 말 계획했던 5만4687가구 대비 71% 적은 1만5949가구에 그쳤다.

미분양 리스크가 큰 지방에서의 분양을 줄이는 분위기가 두드러졌다. 5월10일 기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10대 건설업체의 민영아파트 분양실적을 권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은 1만302가구, 지방이 5647가구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조사한 계획물량에 비해 수도권은 2만6747가구에서 1만302가구로 61%, 지방은 2만7940가구에서 5647가구로 80%만큼 각각 실적이 감소했다.

미분양 리스크 확산으로 주택공급이 위축된 반면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주택수요가 늘면서 올해 3월 들어 전국 미분양 물량은 4.4% 줄었다. 2월 7만5438가구였던 미분양 물량은 3월 7만2104가구를 기록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청약수요가 일부 유망 지역·단지에만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미분양 소진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분양가는 물론 브랜드와 규모 등을 고려한 선별청약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대형 건설업체의 아파트 공급이 줄면서 청약에 적극 나서기 보다 대기하려는 수요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탓에 전반적인 청약시장 분위기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답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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