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달’ 공정환 “트림하며 소리치는 장면, 콜라 다섯캔 먹고 촬영”[EN:인터뷰]

박수인 2023. 5. 1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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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수인 기자]

배우 공정환이 '종이달' 종영소감을 전했다.

공정환은 5월 15일 서울 성동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지니TV 오리지널 '종이달'(극본 노윤수/출 유종선 정원희) 종영 인터뷰에서 유이화의 남편 최기현을 연기하기까지 과정을 밝혔다.

'종이달'은 숨막히는 일상을 살던 유이화(김서형)가 은행 VIP 고객들의 돈을 횡령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 서스펜스 드라마.

극 중 자격지심이 강한 캐릭터로 분했던 공정환은 "촬영은 지난해 12월 말에 끝났는데 (방영 되는) 5주 동안 욕 신나게 많이 먹어서 재밌었다. 쓰레기 남편이라는 말이 많이 써있더라. 유종선 감독님이 막방에는 '욕 잘하는 가제트 남편'이라고 얘기해주더라. 아내는 원래 제게 연기 칭찬을 잘 안 하는데 '종이달'에서는 못되게 잘했다고 하더라"고 주변 반응을 전했다.

김서형, 유종선 감독과의 재회로 이번 작품을 택하게 됐다는 공정환은 "처음은 (김)서형 선배님이었다. '굿와이프'에서 한 회 만난 적 있다. 그 신 촬영에서 호흡이 굉장히 좋더라. '다음에 꼭 한 번 작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시도 젠틀하면서도 재밌게 하고 끝난거라 뒤에 더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서형 선배님의 남편 역할을 제안 받았을 때 재미있겠다 했다. 감독님과도 전작을 함께 했다. 이전에는 대통령 경호 실장이었는데 '최기현을 하면 재밌지 않을까' 했다"고 말했다.

'종이달'은 가쿠다 미쓰요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 공정환은 "원작 소설을 읽었다. (일본) 드라마나 영화를 보게 되면 많이 차용할 것 같더라. 원작에서는 남편 역할이 적다. 원작을 보고 대본을 봤을 때 어떤 식으로 갈 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최기현이라는 인물 자체가 스테레오 타입의 인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며 "열등감이 많은 캐릭터였는데 장치라고 보면 이해가 되지만 이 정도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대본상에서는 장소만 바뀌면서 계속 똑같은 말, 행동들을 한다. 이화에게 나쁜 말들을 하는 거다. 그것들이 연결돼 있어서 너무 힘들었다. 조금 차별을 두려고 했는데 차별을 두기가 너무 힘들었다. 이화의 감정도 힘든데 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면 그게 힘든 거다. 그런 어려움이 없지 않아 있었다"고 털어놨다.

존댓말로 이화에게 나쁜 말들을 쏟아내는 것에 대한 어려움도 있었다고. 공정환은 "돈 받았으니까 하라는 건 한다"고 웃으며 말하면서도 "평소에 그런 말을 잘 안 쓰는데 대본에 다 존댓말로 돼있다. 그게 너무 힘들었다. 작가님이 쓰신대로 모든 걸 맞춰서 가다가 이화와 감정이 부딪히는 와중에 그렇게 하니까 사람이 우스워지더라. 고쳐가면서 입에 맞게 했다. 그러니까 조금은 편해졌다. 처음 대본리딩할 때는 너무 힘들었다. 존댓말로 쓰여있으니까 사람을 약올리는 것 같지 않나. 가볍게 하니까 시트콤 같더라. 작가님이 감정을 다 빼고 일상용어처럼 해달라고 하시더라. 에너지가 부딪히는 것들이 기이하게 보여지더라. 그런 것들을 (시청자들이) 불편해하면서 봐주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힘들었던 대사로는 이화에게 '5년 만기 적금한 거 재예치하지 말고 내 통장으로 입금해, 내가 번 돈, 내가 준 돈, 내 거야!'라고 소리치는 장면을 꼽으며 "트림 하는 것도 대본에 쓰여 있었다. 너무 지질하지 않나. 심각하게 해야 상쇄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콜라를 한 다섯캔 먹고 했다. 처음에 찍었는데 트림이 마음이 안 들어서 두 캔 먹고 또 했다. 총 네 번인가 찍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극 중 부부로 만난 김서형과 호흡은 어땠을까. 공정환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선배님이 잘 끌고 나가 주셨다. 최기현이라는 인물 자체가 워낙 나쁘지 않나. 이화한테도 참 나쁜 거라 선배님을 쫓아갈 수밖에 없는 캐릭터였다. 선배님을 쫓아가면서 밸런스, 깊이 차이 정도만 고민해서 하니까 화면에 그렇게 나온 것 같다"며 "선배님 하고 싶은대로 하시라고 했다. 제가 잘 따라가겠다고 했다. 선배님이 매신 촬영할 때마다 고민을 많이 하셨다. 서로 협의를 하다 보니까 2, 30분씩 고민하고 합의점을 도출해내서 촬영했다. 최기현이 스테레오 타입의 인물이라 그대로 하면 재미없을 것 같은데 재미있게 하자니 가벼워지는 거다. 선배님과 제가 밥 먹는 신이 여덟신이 나온다. 밥 먹으면서 항상 나쁜 말을 하는 거다. 호흡도 당겼다가 줬다가 했다. 이화가 감정을 유지하면 저는 그에 따라서 다른 걸 하려고 했고 선배님도 그걸 아셨다. 나쁜데 귀여운 모습도 보이는 것 같다고 하더라"며 "중간에 조금 어려웠던 건, 선배님이 몸이 조금 안 좋으셨다. 해외 촬영 갔다오고 전체가 코로나 걸리고 하면서 한 달 반 정도 시간이 떠서 힘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외에는 좋게 촬영했다"고 답했다.

멜로 호흡을 맞추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공정환은 "'굿와이프' 때 '멜로 한 번 하시죠' 얘기 했는데 이건 멜로는 아니지 않나. '종이달'에서는 감정이 너무 한쪽으로 흘러가다 보니까 멜로는 보여지지 않았던 것 같다. 차라리 제국(윤희석)과 강선영(서영희) 가족이 너무 좋더라. 알콩달콩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한다. 다음에는 알콩달콩한 걸 찍고 싶다"며 "저는 시작이 시트콤으로 시작해서 코미디가 더 낫다. 사람들은 저를 나쁘게 보는데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유이화를 향한 최기현의 감정도 언급했다. 공정환은 마지막회에서 이화의 범죄 사실을 알고 소리치며 우는 장면에 대해 "제작발표회에서 최기현의 결핍이 이화일 거라고 말씀드렸는데 대본상에서도 표현이 돼 있었다. 운다고 돼있지는 않았는데 그게 맞을 것 같았다. 그 소식을 듣고 엄청나게 무너졌음에도 불구하고 6개월 있다가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이화에 대해 느끼는 걸 보여주려면 그런 선택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기현은 덜 자란 애이다. 이화에게 엄마 같은 걸 원하는 것 같았다. 그런 것들을 바라면서 얘기했다. 엄마를 사랑하지만 말을 예쁘게 하지는 않지 않나. 그 안에서도 이화를 이기려고 노력한다. 그게 참 안쓰러워보이지 않나. 그런 식으로 표현하면 좋겠다 했다. 이화는 다 알지만 다 맞춰준다. 기현은 중2 아들 정도 되는 것 같다. 사랑은 하는 거다. 자기 나름대로의 방식대로 엄청 사랑한다"고 캐릭터 분석했다.

연기적인 노력 외에 외적인 부분의 노력도 있었다. 공정환은 "최기현은 잘나보이고 싶고 외적인 모습에 투자를 많이 하는 인물이니까 그렇게 보이려 노력을 많이 했다. 얼굴에 보형물을 넣어보지는 못했는데 이마에 주름이 가니까 주변에서 자꾸 뭘하라고 하더라. 그런데 '종이달'에서는 이렇게 하는 게 더 도드라지는 게 좋겠다 싶어서 주름을 더 써서 얘기를 했다. 그런 것들이 도움을 더 줬던 것 같다"고 했다.

수트핏 비하인드도 있었다. 공정환은 "드라마에 나오는 옷이 다 제 옷이다. 기성 브랜드가 잘 안 맞아서 정장을 맞춰입는다. 20년 된 정장도 있다. 옷값이 아까워서 운동하면서 관리한다. 도저히 안 되겠으면 옛날 옷 늘리기도 한다. 수트를 잘 입고 좋아하는데 평소에는 잘 입지 않고 그런 역할이 들어오니까 준비를 해둔다. 평소에 그렇게 입고 다니면 너무 힘들고 동네에서는 다 떨어진 트레이닝복 입고 다닌다"고 전했다.

한편 '종이달'은 제6회 칸 드라마 페스티벌(Cannes International Series Festival) 비경쟁부문 랑데부 섹션에 초청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공정환은 "예상 못했다. (최기현이) 욕만 많이 먹으면 다행이라 생각했다. 현장 모니터를 가끔 하면 화면이 너무 예쁘더라. 충분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싶었다. 그 와중에 칸에 내보려고 한다길래 더 좋겠다 싶었다. 촬영 끝나고 두 세달 동안 아무 얘기가 없더라. 온에어는 하는지 물어봤다. 마침 칸에 가기로 결정돼서 얘기가 나온다고 하더라"며 "드라마가 잘 됐고 짧아서 아쉬웠다. 워낙 많은 드라마가 나오는데 5주 동안 보기 불편한 내용의 힘든 얘기였는데 욕하면서 보셨으면 다행"이라고 전했다.

핑크카펫에 함께 서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같이 갔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감독님, 서형 선배님, 제작사 분들이 핑크카펫에 섰다. (서)영희씨도 다른 작품으로 갔는데 현장에서 만났다는 얘기를 들으니까 잘 되려고 그랬나 보다 싶었다. 다른 분이 가서 다행이다. 저뿐만이 아니라 다 가고 싶지 않았겠나"라고 전했다.

'종이달'은 배우 공정환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게 될까. 쉽지 않은 캐릭터를 소화한 그는 "어떻게든 끝나긴 끝나더라. 재미있었다. 다른 작품과 겹치기 촬영하는 재미도 있었다. 많은 대사량과 감정의 디테일의 재미가 참 좋아서 만족감이 컸다"며 "'종이달'은 돈에 대한 이야기이고 일본의 이야기가 원작이니까 우리나라와는 다르다. 다들 힘든 상황인데 힘든 얘기를 보여줘서 더 힘들게 하지 않았나 생각하기도 하지만 돈에 대해 달리 생각하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 보시는 분들이 조금이나마 해소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사진=생각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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