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9억 있다던 김남국, 이번엔 "위믹스만 9억원"…또 말 바꿨다
김어준만 만나면 또 '거짓 해명'…지갑서 드러난 의혹 가중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이 현재 남아있는 위믹스(WEMIX) 잔액이 8억~9억원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은 현재 갖고 있는 가상자산 전체 보유액이 9억1000여만원이라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현재 김 의원 소유로 추정되는 지갑에는 이른바 '카카오 코인' 클레이(KLAY)를 비롯한 '카카오 계열' 코인 3억원어치가 보관돼 있는 것으로 밝혀진 상태다.
이 금액에 김 의원이 현재 보유 중이라고 밝힌 위믹스 8억~9억원치만 더해도 10억원을 훌쩍 웃돈다. 김 의원이 당초 '입장문'을 통해 주장한 가상자산 전체 보유액 '9억1000여만원'과 배치되는 주장이다.
◇'카카오 계열' 코인만 3억원, 위믹스 더하면 11억~12억원…또 어긋난 주장
김 의원은 이날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현재 위믹스 (보유 잔액이) 얼마가 됐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최종적으로 투자한 금액에서 남아있는 금액을 평가하면 8억~9억원 정도 남아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또 김 의원은 '60억원을 벌었다는 게 아니라 고점을 찍은 게 60억원이냐'라는 질문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60억원이라고 보도한 첫 기사는) 인출했던 시점으로 60억원이라고 계산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이 같은 답변은 앞서 그가 한 주장과 배치된다. 그는 지난 8일 언론을 대상으로 낸 입장문에서 현재 남아있는 가상자산 전액이 9억1000여만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약 7억원, 카카오톡 내 가상자산 지갑 클립에 약 2억1000만원이 들어있어 총 9억1000여만원 규모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을 밝히고, 지갑 캡처(갈무리)본을 공유했다.
김 의원은 캡처본을 공유하면서 구체적인 가상자산 이름은 가렸다. 하지만 지갑 생성 날짜와 보관된 가상자산의 금액을 기준으로 그의 '클립' 지갑 주소가 특정되면서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
김 의원 소유로 추정되는 클립 지갑의 거래 내역을 살펴본 결과 현재 그가 클립에 보유하고 있는 코인들은 위믹스가 아닌 대부분 '카카오 계열' 코인이다. 구체적으로는 클레이(KLAY) 1억 2500여만원치, 클레이스왑토큰(KSP) 6500여만원치, 클레이페이(KP) 4600여만원치 등을 보유 중이다.
이렇게 김 의원이 클립에 보유한 금액은 3억원 가량이지만 그가 보유한 가상자산 중 일부를 누락해 입장문을 냈다 빈축을 샀다. 누락한 가상자산은 김 의원이 30억원 '몰빵 투자'를 했다고 알려진 신생코인 클레이페이였다.
클립에 보유한 3억원어치 가상자산엔 위믹스는 없다. 이 3억원에 그가 이날 새롭게 주장한 현재 보유한 위믹스 8억~9억원만 더해도 11억~12억원에 달한다. 김 의원이 공개했던 가상자산 보유 전액 '9억1000여만원'과 괴리가 크다.
◇김어준 방송 출연할 때마다 '말 바꾸기 논란'…해명할 사안 산더미
이에 김 의원이 또 한 번 말을 바꿨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공개한 것보다 더 많은 가상자산을 가지고 있음을 스스로 드러낸 셈이다.
가상자산 시세는 시시각각 변하지만, 그가 주로 보유 중인 위믹스와 클레이는 한 주간 오히려 가격이 떨어졌다. 시세 변화를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그가 처음 공개했던 '9억 1000여만원'과 현재 드러난 '11억~12억원'은 차이가 크다. 시세 변화로 차이날 만한 금액이 아니란 얘기다.
특히 그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할 때마다 말을 바꾸기도 헀다. 지난 9일 출연했을 당시에는 "2016년 2월부터 이더리움(ETH)에 8000만원가량을 투자했다"며 "본인 명의 계좌만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는 출연 전날 입장문에서 밝힌 "대형 거래소에서 실명계좌만 이용해 거래했다"는 입장과 대비됐다.
가상자산 업계에서 실명계좌와 본인 명의 계좌는 다른 개념으로 통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상자산 업계에서 통용되는 '실명계좌'는 은행과 연동된 계좌로, 국내 거래소의 경우 2018년 1월부터 시행했다. 그가 이더리움에 8000만원가량을 투자했다고 밝힌 2016년 초 시점과는 2년여의 차이가 난다.
이 밖에도 김 의원은 입장문을 낼 당시 클레이페이 등 일부 가상자산의 보유 내역을 누락한 것에 대해서도 해명해야 할 전망이다. 그가 클레이페이에 30억원 '몰빵 투자'를 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누락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또 넷마블 코인 마브렉스(MBX)에 상장 전 투자한 점, 메타콩즈 대체불가능토큰(NFT) 보유자들이 사용하는 코인인 메콩코인(MKC)에 NFT도 없이 투자한 점 등도 의혹의 대상이다.
다만 '에어드롭'으로 무상 수령한 가상자산들은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클레이스왑 내 흔한 기능 중 하나인 '드롭스'를 통한 것으로 확인됐다. 클레이스왑은 자체 가상자산인 클레이스왑토큰(KSP) 예치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에어드롭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날 김 의원도 에어드롭에 대해선 "은행에서 이자를 받듯이 가상자산을 예치하고 받은 것"이라며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해명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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