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고문에 뒤통수···아일랜드 일간지 글 삭제 후 사과

김은성 기자 2023. 5. 1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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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일랜드 일간지인 ‘아이리시 타임스(IT)’에 실린 독자 기고문이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글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신문사가 공개 사과하고 글을 삭제하는 일이 발생했다.

14일(현지시간) dpa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이리시 타임스는 지난 11일 오전 아일랜드 여성들의 태닝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한 독자 기고문을 온라인에 게시했다. 신문은 작성자를 더블린 북부에 사는 에콰도르 출신의 29세 건강관리사로 소개하고 인물 사진도 첨부했다.

하지만 이튿날인 12일 오후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기고문 작성자가 실존 인물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결국 신문사는 당일 오후 5시30분께 “해당 기고문은 추가 확인을 위해 삭제됐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홈페이지에서 글을 내렸다.

루아단 맥코맥 신문사 편집자는 “이번 사건이 아이리시 타임스와 독자 간 신뢰를 깨트려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맥코맥은 “저자는 며칠에 걸쳐 편집 데스크와 소통하면서 편집 방향에 대해 제안하고, 개인적인 일화와 관련 연구 링크를 보내왔다”며 “우리는 이 모든 걸 사실로 믿고 11일 오전에 기고문을 온라인에 게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기고문이 진짜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사이트에서 해당 글을 삭제하고 진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신문사는 밝혔다. 맥코맥은 “해당 글과 함께 첨부된 사진도 생성형 AI 기술로 제작됐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우리가 연락을 주고받은 사람은 그들이 주장하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일이 AI 등장으로 언론계가 맞닥뜨린 여러 문제 중 한 사례를 보여준다고 우려했다. 맥코맥은 “이번 사건은 출판 전 과정에 공백이 있음을 보여줬다”며 “우리도 다른 사람들처럼 (AI를) 학습하고 적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 매체에서 AI가 작성한 가짜 글을 실었다가 문제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독일의 주간지 ‘악투엘레’는 포뮬러원(F1) 레이싱의 ‘원조 황제’ 미하엘 슈마허를 10년 만에 최초로 접촉한 것처럼 가짜 인터뷰를 실어 논란을 일으켰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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