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혁의 현장에서] 韓 해양과학기술 경쟁력 이대론 안 된다

2023. 5. 1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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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우주는 가는데 정작 깊은 바다는 들어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인류는 그동안 미지의 공간으로 여겨졌던 우주에 로켓을 보내 본격적인 우주탐사 시대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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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우주는 가는데 정작 깊은 바다는 들어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인류는 그동안 미지의 공간으로 여겨졌던 우주에 로켓을 보내 본격적인 우주탐사 시대를 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와 밀접한 바다는 어떨까. 인류는 바다 속에 대해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 이유는 인간의 접근을 좀처럼 허락하지 않는 가혹한 환경 조건 때문이다. 하지만 바다는 식량과 식수 문제 그리고 자원과 환경 문제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지구상 최후의 미개척 영역으로 꼽힌다.

오는 24일에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전 국민적 관심도가 매우 크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향후 5년내에 우주 개발 예산을 2배로 늘리고 2045년까지 최소 100조 이상의 투자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천명했다.

올해 정부 연구·개발 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주로 우주, 반도체, 인공지능, 양자, 이차전지, 첨단 바이오, 차세대 원전 등에 중점 투자된다. 국가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25개 출연연의 올해 예산은 총 6조에 달한다.

그렇다면 해양과학기술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해양수산부 산하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어떨까?

해양과학 연구·개발 예산은 올해 정부 연구·개발 예산 중 약 3% 수준인 8529억에 불과하다. 해양과학기술원의 올해 전체 예산은 약 1600억원,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1400억원이다. 같은 과학기술원인 카이스트는 약 1조원, 항공우주연구원 6500억, 한국전자통신연구원 6800억, 한국원자력연구원 6900억,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2000억, 생명공학연구원 2100억에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열악한 현실을 잘 알 수 있다.

반면 미국, 중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 해양강국은 해양산업을 경제성장의 원천으로 인식하고 관련 산업 및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 2007년 세계에서 4번째로 6000m까지 잠수할 수 있는 무인잠수정을 개발했다. 하지만 15년이 지난 지금 사람이 직접 타는 유인잠수정은 개발하지 못했다. 유인잠수정이 필요한 기술적 타당성은 입증했지만 경제성 평가의 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해자원 확보를 위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유인잠수정 개발이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한 해양과학기술 전문가는 “지구 밖 우주 탐사과정에서 많은 기술이 개발됐듯이 해양 탐사와 관측을 위한 장비 개발 과정에서도 많은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면서 “우주 개발에 비해 심해 개발로 얻을 수 있는 자원이 더 많음에도 우주 개발에 비하면 해양 개발에 투입되는 연구·개발 예산은 비교가 되지 않을 적도로 적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해양과학기술의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함께 연구·개발 예산 지원 확대, 우수 연구인력 양성을 위한 노력이 시급히 선행돼야 한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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